[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놀랄만한 가창력의 가수가 등장했다. 야리야리한 모습과 달리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그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함 그 자체다.

실제로 그는 지난 11일 방송된 케이블TV tvN 음악프로그램 ‘수상한 가수’에서 가창력이 크게 요구되는 서문탁의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과 씨야의 ‘구두’를 완벽히 소화하며 반전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베일을 벗은 주인공은 올해로 데뷔 13년 차를 맞은 가수 장미.

당시 하현우, 홍진영, 김형석 등 가요계 명성 높은 이들은 장미의 가창력에 극찬을 쏟아냈으며, 온라인 역시 장미를 알고자 하는 누리꾼들로 들끓었다. 특히 이를 증명하듯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장미’로 도배됐다.

장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얼떨떨해하면서도 자신의 실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물을 훔치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미는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인지도적인 면에서 미미한 게 사실이다.


지난 2003년 그룹 리트머스의 드러머로 데뷔한 장미는 2008년 돌연 세미 트로트 가수로 변신을 시도했다. 장르에 구애를 받지 않고 불철주야 활동에 임했지만 대중의 시선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트로트에 도전할 때는 주위의 싸늘한 반응에 맞서야 했다. 그는 “처음 트로트라는 장르를 시작할 때, 주변 반응이 안 좋았다. 장르를 가지고 급을 메기면 안 되는데, 주위의 음악 하는 친구들은 ‘돈 벌려고 하냐’ ‘바닥까지 갔구나’ ‘저급 음악이다’라고 흉을 많이 봤다. 저에겐 큰 상처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마냥 노래하는 게 좋았기에 이러한 비난에도 금세 털어낼 수 있었다. 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애정은 “노래를 할 수 있다면 엿장수라도 되겠다”는 말을 통해 절절히 전해졌다.

그는 “가수는 장르에 상관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노래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무대를 꾸밀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없으니 무대를 가리는 게 아닐까요? 저는 무대, 음향 탓 안 하거든요. 마이크 하나만 던져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노래가 나와요.”


장미는 자신의 귀여움 가득한 베이비 톤의 목소리 역시 과거에는 큰 콤플렉스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는데, 여자애들이 제 목소리를 들으면, ‘남자도 없는데 왜 그런 목소리를 내느냐’ ‘내숭 떠는 거냐’ ‘재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가수가 되고 나서는 그만의 개성으로 부각돼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고. 그는 “가수를 하고 나서는 목소리 덕을 톡톡히 본다. 주위에서 ‘귀엽다’ ‘특이하다’ ‘상큼하다’ 등의 칭찬은 물론, 상냥한 목소리에 호감도가 높아진다고 한다”고 해맑게 웃었다.

특히 장미의 목소리는 멀리 인도네시아에까지 전해져, 현지에서는 벨 소리 컬러링으로 사용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동남아에서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으며, 실제로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미는 이제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트로트 장르에서 벗어나 이번 달 말, 댄스곡인 ‘팔로 미(Follow me)’를 발매함으로써 또 한 번의 장르 변화에 도전하는 것.

그는 “여러 장르를 소화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노력한 대가를 많은 분들이 알아줘서 빛을 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언젠가는 ‘믿고 듣는 가수’로 불리길 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