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이안 연애' 기안84·장도연·이유비, AI와 사랑에 빠진 이유 [인터뷰] |
| 2026. 09.25(금)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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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윤서 PD, 원승재 PD, 배정훈 CP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목동 SBS에서 티브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기안84의 일상, 장도연의 위트, 이유비의 연기. 수많은 방송을 통해 이들의 매력을 접해왔지만, 프레임 너머 진실된 속내까지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화면 속 상황에 가려져 있던 이들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뜻밖에도 이 질문에 답을 내린 것은 AI(인공지능)다. 세 사람은 AI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솔직했고 진솔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나의 AI 파트너 - 기이안 연애'(이하 '기이안 연애')는 인간 대표 장도연, 기안84, 이유비가 AI 파트너와 직접 데이트하며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관찰하는 발칙한 연애 실험을 그린다. AI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원승재 PD는 "감사하게도 SBS에서 방송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기이안 연애'는 소재가 낯설다 보니 어떤 반응이나 기대가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황윤서 PD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며 특히 젊은 층에서 좋아해 준다는 걸 느꼈다. 더 많이 소비되고 전파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AI와의 연애'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내세운 '기이안 연애'는 시작 전부터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인간 고유의 감정을 기계와 공유한다는 설정 자체에 대해 다양한 시선과 우려가 교차했기 때문이다. 원 PD 역시 이러한 반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원 PD는 "1~2회 방영 당시에는 '방송이 갈 때까지 갔다'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고,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게 현실에서 가능하냐'라며 놀라는 분들이 많았다. 반면 참신하고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거창한 의도를 담고 제작했다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AI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화두를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라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기이안 연애'의 바탕에는 영화 '헐(Her)'(2014)이 있다. 원 PD는 "내가 '헐'을 봤을 땐 PD도, 직장인도 아닌 시절이었다. 그땐 '저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2026년 현재를 돌아보면 영화 속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AI와 소통이 완전히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라며 "취재해 보니 실제로 AI와 고민을 상담하거나 연애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기이안 연애'는 실험적 성격이 강해, 이를 진지하게 대해줄 출연진이 필수적이었다. 황 PD는 "AI와의 연애는 자칫 잘못하면 시트콤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래서 기안84의 진정성 있는 솔직함이 필요했고, 거기에 진중함을 더할 장도연, 사랑에 진심인 이유비가 모였다"라고 섭외 비하인드를 밝혔다. 원 PD는 특히 이유비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사랑 이야기를 진솔하게 꺼내기 어려웠을 텐데,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고 확신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트 코스 역시 실제 연애 프로그램에 준하게 꾸려졌다. 특히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2'를 연출한 원 PD의 노하우가 적극 반영됐다. 제작진 역시 실제 방송 데이트처럼 AI와 한강 데이트, 자동차 극장 데이트 등을 사전 시뮬레이션했다. 황 PD는 "거리나 식당 데이트를 직접 시뮬레이션할 때는 처음엔 창피하고 힘들었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주변을 덜 의식하게 되더라"라며 "테스트 과정 중 실제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는 경험을 하면서, 이 프로그램이 출연진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확신했다"라고 전했다. AI 캐릭터 제작도 관전 포인트였다. 세 출연진의 이상형과 로망을 반영해 제작된 AI 캐릭터들은 사람 수준의 대화 능력을 보여줬다. 황 PD는 "기본 설정만 입력하고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예상치 못한 답이 많았다. '교포' 설정만 준 AI 캐릭터가 '카투사를 나왔다'라며 스스로 입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AI가 기발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할 때마다 현장이 초토화되곤 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적 오류를 줄이기 위한 노력 역시 치열했다. 모든 스태프가 에그 와이파이를 지참하고 현장 네트워크 상태를 체크했다. 다만 기안84의 노래방 데이트 중 갑작스러운 인터넷 연결 끊김 사고가 발생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이 사고는 뜻밖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원 PD는 "노래방 데이트 중 인터넷이 끊겼을 때, 기안84가 AI에게 진심 어린 연민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진심'을 발견했다"라며 "장도연 역시 MC로서의 면모 뒤에 숨겨뒀던 부모님 이야기 등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진솔한 이면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기안84의 행동을 두고 '상황극을 하는 것 같다'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데이트 도중 AI 간의 질투 반응을 시험해 보려는 듯한 유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PD는 "실험에 임한다는 태도라기보다는, 그 순간에 깊이 몰입해 AI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연애 프로그램에서도 호감 있는 이성에게 '다른 사람과 데이트했다'라고 슬쩍 반응을 보지 않나. 결국 'AI와 감정 교류가 가능한가'라는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인 만큼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SBS는 드라마 '김부장'의 액션 연출부터 예능 '기이안 연애'의 주요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장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급변하는 AI 기술을 실제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배 CP는 "AI는 현 SBS 정책 방향 중 한 항목에 속해있다"라며 "아마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김부장'에선 인프라로 활용했다면, '기이안 연애'를 통해 예능 소재로 등장했다. AI는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처음 '기이안 연애'를 시작했을 때 'TV 시청자분들에게 얼마나 낯설까'란 질문을 던졌다. 여전히 낯설어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라면서도 "이 내용이 언젠가 낯섦이 아니라 그들 사이에 찾아오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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