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의 가족' 설경구의 힘 [인터뷰] |
| 2024. 09.30(월)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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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설경구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미묘한 감정 연기로 강렬하게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만약이라는 가정도 하기 싫은 질문이지만, 저절로 생각하게 만드는 몰입도다. ‘보통의 가족’으로 증명된 배우 설경구가 가진 힘은 이런 것이다. 16일 개봉되는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로, 설경구는 극 중 딸의 범죄를 마주한 재완을 연기했다. 설경구에게 ‘보통의 가족’은 전적을 허진호 감독 때문에 하게 된 작품이다. 영화 ‘박하사탕’으로 일본에 방문했을 때, 허진호 감독을 우연히 만났단다. 이후 내리 3일을 같이 지내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 설경구의 마음에 허진호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출 날에 대한 기대가 피어올랐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허진호 감독이 ‘보통의 가족’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설경구는 묻지도 따지지 않고 하겠다고 했단다. 자신이 어떤 역할인지, 또 어떤 내용인지 모르지만 허진호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단 기대 때문에 선뜻 ‘보통의 가족’에 뛰어든 설경구다. 자녀의 범죄를 마주한 부모들의 심리 묘사가 중요한 영화인 만큼, 설경구는 시나리오에 적혀있는 단서들을 토대로 재완의 감정선에 몰입했다. 실제로 자녀가 있는 설경구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정이지만, 딸의 범죄를 마주한 재완의 감정선은 설경구가 반드시 스스로를 설득시키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었다. 설경구는 재완을 이해하려 ‘실리’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그는 “재완은 굉장히 실리를 따지는 사람이다. 끝까지 여러 가지 수를 두고 고민했던 것 같다. 딸이 체포됐을 때, 또 자수했을 때의 상황들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즉 여러 수를 생각해 봤을 때 자신에게 가장 실리가 될 만한 수를 뒀을 거란 설명이다. 이어 설경구는 “재완은 미묘하게 움직인다. 선을 크게 바꾸는 캐릭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설경구는 재완이 피해자의 노모를 찾아간 이유가 죄책감이 아니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설경구는 “저는 재완을 졸렬한 인간으로 봤다. 이 인간이 가진 다양한 면 중 하나가 치졸합이라고 생각했다. 비 오는 날 찾아간 것도 자신이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돈을 주는 것도 지문이 남을까 봐 수술용 장갑을 끼지 않나”라고 설명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설경구는 “재완은 딸을 자수시킨 변호사라는 타이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해도 딸이 빨리 벌을 받고 나오는 게 빠르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완, 재규 형제는 언뜻 보기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저녁 식사를 가질 정도로 우애가 좋아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곪을 대로 곪은 관계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멀리서 봤을 때는 좋아 보이지만 안에서 봤을 때에는 균열된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경구는 “형제끼리 모여서 밥 먹는 게 흔치 않다. 그러나 각자의 속내에는 미묘한 균열이 있다”라고 했다. 형제의 관계가 총 3번에 걸쳐 등장하는 식사 장면을 통해 그려지는 만큼, 설경구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해당 장면 촬영을 위해 긴 시간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설경구는 “반복해서 대사를 하다 보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새롭게 뱉는 대사처럼 나와야 하는데 이미 입에 익숙해져서 나와버리면 어쩌나 고민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경구는 “영화에서도 식사 장면이 길게 나오는데 촬영했을 때는 더 길었을 거 아니냐. 저는 오히려 집중되더라. 네 명의 합이 잘 맞았다”라고 자평했다.
‘보통의 가족’은 개봉 전부터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작과는 또 다른 한국만의 정서로 완성된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제는 국내 관객들의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저는 그 어떤 액션보다 폭력적이고 피가 철철 흐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설경구는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 서로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그런 것 같다. 자녀 분들과 꼭 보시면 그 어떤 교육보다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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