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제 얼굴로 채운 백종원,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이슈&톡]
2024. 06.18(화)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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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푸드 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이 일부 점주들과 수익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소상인들은 골목식당의 구세주에게 왜 불만을 품게 됐을까.

18일 한겨레는 백종원이 운영하는 기업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피해를 주장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본사에서 제시한 예상 매출액가 실제 매출액 차이가 큰 것은 물론 본사가 가져가는 매출이 많아 순이익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한 연돈볼카츠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2022년 연돈볼카츠 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2억 579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1억 5690만원으로 1년 사이 40% 폭락했다. 한겨례는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1500만 원, 수익률이 7~8%라면 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반면 더본코리아의 같은 기간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2820여억 원에서 4100억여 원으로 45.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9억여 원으로 크게 뛰었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대부분 폐업을 선언했다. 해당 브랜드는 2018년 백종원의 SBS '골목식당'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돈가츠 식당 연돈을 매개로 출범한 브랜드다. 백종원은 연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의 호텔 더본 바로 옆 건물로 이전시켜 2021년부터 연돈볼카츠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가까지 신규 개장한 연돈볼카츠 매장 83곳 중 남은매장은 30곳 미만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매장이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문을 닫은 것.

더본코리아 측은 같은 날 “연돈볼카츠의 수익이 줄어든 건 원자재료 비용 상승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같은 시기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이 무려 45% 넘게 상승했다는 사실과 전면 대치된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순이익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이는 연돈볼카츠 뿐 아니라 모든 프랜차이즈에 해당되는 문제고, 본사인 더본코리아의 매출도 하락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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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는 왜 본사의 이익은 상승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현재 연돈볼카츠 가맹업자들이 주장하는 건 애초 본사가 약속했다는 ‘월 3천 만원’이 아닌 ‘최소한의 수익 보장’에 있다. 임대료와 운영비, 배달수수료 등을 제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는 이들이 말이 사실인지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의 수익 배분 구조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백종원은 ‘골목식당’을 통해 소상공인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특히 연돈은 이 프로그램이 손꼽는 가장 큰 성공 사례다. 작은 점포도 맛있고 저렴하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연돈이 상징했던 정직성은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를 업고 기업화 됐다. 그러나 그 상승 기류에 탄 연돈볼카츠 가맹업자들은 대부분 폐업했고 남은 업자들은 남는 게 없다며 울상이다.

골목식당, 말 그대로 각양각색 소상공업자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오밀조밀 모인 시장가를 의미한다. 백종원은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 논리에서 도태된 소상공업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하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경영 마인드를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다. 분명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진심의 결과는 다양한 간판이 걸린 골목식당이 아니라 백종원의 이름이 새겨진 프랜차이즈만 남은 골목식당이다. 가맹업자들의 주머니는 빈곤해졌고, 더본코리아의 금고는 두둑해졌다.

사라져가는 골목식당의 구세주 백종원은 진정 소상공인들의 영웅인 것일까. 한국 거리 어디에서든 백종원의 프랜차이즈를 발견할 수 있다. 백종원은 방송에서 실패한 상인들을 계몽시키는데 성공했지만 한국의 골목식당을 살리지는 못했다. 아니, 골목식당을 자신의 얼굴로 채웠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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