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더 그레이' 전소니, 유한한 삶에서 무한을 꿈꾸다 [인터뷰]
2024. 04.11(목) 08:00
기생수: 더 그레이 전소니
기생수: 더 그레이 전소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유한한 삶에서 무한을 꿈꾼다. 삶은 짧지만 기억은 길다는 말을 믿고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적어나가고 있는 배우 전소니다.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전소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유명 만화 ‘기생수’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기생생물이 한국에 떨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소니는 극 중 기생생물에 감염된 수인과 수인의 뇌를 온전히 차지하지 못해 기묘한 공생을 하는 기생생물 하이디를 연기했다.

연상호 감독에게 처음 ‘기생수: 더 그레이’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전소니는 신났다. 서정적이고 감성이 짙은 작품과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장르물이라니. 거기에다가 기생생물과 공생하는 캐릭터는 어떤 작품에서도 만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전소니는 “되게 욕심이 많이 났고, 저한테 이 작품을 주신 게 너무 기뻤다”라고 했다.

신난 마음에 대본까지 보니 더 매료됐단다. 원작과 다른 이야기 전개뿐만 아니라 대본이 어떻게 영상화될지 상상이 되면서도, 또 안 되는 대본은 처음이었다고. 전소니는 “되게 쉽게 읽히더라. 너무 궁금하니까 상상이 안 끊기고 쭉 읽게 되더라”라고 했다.

독특한 캐릭터는 출연을 결심한 이후에는 커다란 고민으로 다가왔다. 수인과 하이디의 캐릭터를 어떻게 구분되게 표현할지가 최대 고민거리였다고. 수많은 고민 끝에 전소니가 찾은 방법은 결국 수인을 잘 표현하는 것이었다. 전소니는 “최대한 수인이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싶었다. 하이디를 만나기 전의 모습을 잘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전소니는 “개인적으로 이 스토리에서 재밌었던 점이 수인이가 하이디를 만나기 전에는 오히려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수인이한테 하루는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생각한 수인이는 그냥 모든 것에 다 너무 지쳐 있는 상태의 사람이었다”라고 했다. 특히 수인이의 첫 등장신인 마트 장면에서 수인이의 모습이 최대한 많이 보일 수 있도록 고심했단다. 전소니는 “수인이의 첫 등장 장면에 대단한 스펙터클이 있는 게 아니지만 수인이가 일하는 태도라든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반응하는 방식이 보일 수 있게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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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를 연기할 때에는 최대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신경 썼다고. 전소니는 “시선을 많이 안 움직이라고 했다. 쫓길 때 수인이와 하이디의 감정 상태가 다르지 않나. 하이디가 쫓길 때에는 놀란 감정 없이 그냥 뛰어다니려고 했다. 또 움직임을 조근 간결하게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생생물인 하이디와 수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목소리 톤이다. 하이디의 말투는 언뜻 보면 로봇을 보는 것 같이 딱딱하고 생기라고는 없다. 이에 대해 전소니는 “감독님께 여러 가지 톤을 보여드렸다. 결국에는 감독님이 낼 수 있는 한 가장 낮은 목소리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기생생물들이랑 어느 정도 비슷한 결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는 게 감독님의 결론이셨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연상호 감독을 믿고 목소리 톤을 정했지만, 걱정된 것은 사실이다. 전소니는 “감독님이 4~5회를 보여주신 적이 있는데, 너무 놀랐다. 과연 이 톤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무서웠다”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이 세계관에 몰입이 됐을 때 봐야지 그 목소리 톤이 안 이상하게 들릴 거라고 하더라. 실제로 제가 1회부터 봤을 때 하이디뿐만 아니라 다른 기생 생물들도 나오고, 이 이야기를 믿고 따라가게 되니까 전혀 다르게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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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이라는 키워드는 ‘기생수: 더 그레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다른 생명과의 공존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이런 작품의 메시지는 극을 이끌어야 했던 전소니에게 다소 부담이기도 했다. 전소니는 “어느 정도는 당연히 두려웠던 것 같디. 이만큼의 이야기를 만드는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전소니는 “저희 작품이 어느 정도 질문을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하이디와 수인이가 가까워지는데 강우(구교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직접 부딪히면 상대방의 말을 곧이곧대로 안 들을 수 있지 않나. 근데 강우를 사이에 두고 가까워지는 수인이랑 하이디가 어쩌면 수인이 성장하는 이야기랑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소니는 “이 사회 안에서 살아간다는 게 혼자 있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내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나를 다시 바라보고 그 사람이랑 같은 목표를 향해서 뭔가를 하면서 깨달아가는 것들이 사회 안에서 인간으로 사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TV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이에 대해 전소니는 “주변에서 재밌다는 말을 많이 들어본 게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제 주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본다는 것도 좋았고, 1위를 할 정도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멀리 있는 분들이 이 작품을 많이 봤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필모그래피에 수인과 하이디라는 유일무이한 족적을 남긴 전소니다. 이제 우리의 기억 속에 전소니는 꽤 오랫동안 수인과 하이디로 기억될 터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모든 게 다 유한하니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계속 어떤 캐릭터로 살아있으면 되게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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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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