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의 미션 임파서블? 문제는 ‘웨딩 임파서블’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3.29(금)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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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아무리 연기력 뛰어난 배우더라도 몰입이 어려운 배역이 있기 마련이다. 해당 배역이 도통 어떤 캐릭터인지 감이 잡히지 않고 대사는 쏟아지는데 겉도는 말만 가득하며, 드라마의 캐릭터답게 갈등 상황에는 직면해 있긴 하나 왜 그러한 갈등과 마주해야 하는지 도통 그 이유를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온 힘을 쥐어짜 내 보지만 이미 나 있는 구멍을 메우기란 역부족이다.

이를 지켜보는, 속사정을 다 알 리 없는 이들로서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에 의아함을 가진다. 특히 그 혹은 그녀가 본래 좋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면, 익히 보아왔던 그 혹은 그녀의 것과 어긋나는 모양새에 고개는 갸웃댈 수밖에 없다. ‘웨딩 임파서블’로 로맨틱코미디 장르까지 섭렵할 것으로 예상되고 또 기대되었던 배우 ‘전종서’의 이야기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둔 tvN ‘웨딩 임파서블’은 무명의 단역배우 ‘나아정’이 남사친인 ‘이도한’과 위장결혼을 하려다 시동생이 될 뻔한 남자 ‘이지한’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여기서 전종서가 맡은 ‘나아정’은 밝고 당당하고 정 많고 의리 있는, 무엇보다 회복력이 탁월한, 자존감이 높은 캐릭터의 전형으로, 우선 캐릭터만 보았을 때는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다.

주로 이와 상반된 인물을 연기해 온 전종서로서는 새로운 영역의 구축이었다. 하지만 첫 회부터 어딘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그녀와 나아정이 서로 삐그덕거렸다 할까. 워낙 강한 이미지가 박혀 있는 배우여서 보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 여겨보기도 했으나 한 회, 한 회 지날수록 나아질 기미는커녕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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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그녀의 연기 문법이 로맨스 장르와 맞지 않는 게 아니냐 꼬집기도 했다. 정말 전종서의 연기가 한계를 맞닥뜨린 것일까. 하지만 ‘웨딩 임파서블’의 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배우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금세 발견할 테다. 갈등의 핵심에 위치한, 친구에게 불이익이 갈 것을 알면서도 계약 결혼을 부탁하는 도한의 내면이나 형수가 될 사람임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지한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개연성을 잃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다 보니 안 그래도 비현실적인 설정이 한층 더 두드러지며, 여주인공 아정이 처한 상황 또한 인물의 특성이 촉발한 일련의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라기보다 지극히 인위적인 것으로만 인식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게다가 전종서는 본연의 특성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게 장기인 배우다. 당연히 부정합의 느낌을 강하게 풍길 수밖에 없고 보는 이들로서는 의아할 따름인 것이다. 전종서인데, 전종서가 왜…?

탁월한 배우라면 어떠한 작품도, 캐릭터도 살려낼 수 있어야 하지 않나며 반문하는 이도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배우도 때로는 어떻게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웨딩 임파서블’이 그에 해당하는 경우 중 하나로, 실은 전종서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중간중간 주어진 캐릭터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웨딩 임파서블’은 전종서는 물론이고 출연한 모든 배우에게 감사해야 하리라. 현재 헐거운 만듦새를 지닌 캐릭터들을 가지고도 어느 정도 성과를 누리고 있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몰입을 해내고 있는 배우들 덕분이니까. 성실하고 좋은 배우를 만나는 것도 작품이 지니는 운이고 복이고, 운이나 복도 실력으로 친다면 어찌 되었든 ‘웨딩 임파서블’은 나름 성공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드라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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