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바꾸고 작품 수 줄이고"…변하는 마블, 팬심 돌릴까 [이슈&톡]
2024. 02.22(목) 13:13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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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마블스튜디오(마블)가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한 것인지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앞으로의 대처가 등돌린 팬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마블의 부진이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무려 5년간 이어지고 있다. 두터운 팬층에 힘입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와 같은 작품이 대박을 터트리긴 했으나 대부분이 흥행 참패를 경험했고, 심지어 가장 최신작 '더 마블스'는 제작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굴욕적인 성적을 거뒀다.

드라마 쪽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완다비전'과 '로키' 시리즈만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을 뿐, '미즈 마블' '변호사 쉬헐크' '시크릿 인베이젼' 등 새로운 히어로들을 내세운 작품들은 모두 혹평을 받으며 마블의 하락세에 속도를 더했다.

한때 국내에서만 천만 관객은 우습게 동원하던 마블의 몰락이 시작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팬들은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일단 중심을 잡아줄 메인 히어로가 사라졌다는 점. '어벤져스: 엔드게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세계관을 이어왔지만, 지금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스파이더맨(톰 홀랜드)만이 힘겹게 뼈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이 지닌 가치관이나 신념은 이전 히어로들과 비교해 본다면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져있기에 앞선 두 히어로만큼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 원인은 너무나 커진 세계관에 있다.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마블은 1년에 많아야 두 작품을 내는 제작사에 불과했다. 드라마도 영화와는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에 관객들은 적은 수의 작품만 예습해도, 심지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고 쉽게 자신이 응원하는 히어로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하지만 디즈니+가 론칭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계속된 인기에 욕심이 생겼던 마블은 론칭 첫해에 4편의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도 4편이나 선보였고, 심지어 세계관도 통합시키며 팬들의 숙제를 대폭 늘렸다. 또 드라마를 안 보면 영화를 이해할 수 없게끔 만들며 디즈니+ 구독을 강제하기까지 했다. 이런 방침들로 인해 마블은 점차 마이너한 콘텐츠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점차 줄어들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상황까지 더해지며 마블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게 됐다.

마블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변화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미 촬영이 완료된 작품도 있었던 만큼 갑자기 방향을 틀기엔 큰 손해가 예상됐기 때문. 영화의 경우 한 편당 2~3천억 원이 투자되기에 마블 입장에선 이를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나 미국작가조합·미국배우방송인노동조합 파업 이후 2024년부터 마블의 스탠스가 180도 바뀌었다. 우선 한 해에 개봉하는 영화 편수를 확 줄였고 드라마가 갖는 영향력도 축소시켰다. 마블은 올해 세계관을 다듬으며 '데드풀과 울버린' 단 한 편의 영화만 선보일 예정이며, 앞으로도 네 편 이내의 작품만을 개봉할 계획이다. 드라마의 경우 이젠 마블 스포트라이트가 제작을 맡아 외전 격의 스토리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마블의 모회사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는 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우리 스튜디오 중 일부는 집중력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우린 볼륨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특히 마블의 제작진이 만드는 작품들이 더 좋은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제작량을 줄였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폭행 혐의 유죄를 받고 마블에서 퇴출된 조나단 메이저스에 대한 조치도 이뤄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마블은 최근 '어벤져스' 5번째 시리즈에서 '캉 다이너스티'라는 부제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닥터 둠이 메인 빌런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어벤져스' 5편은 물론 마블의 전체적인 스토리 줄기도 변경될 전망이다.

이처럼 마블은 늦었지만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며 해결책을 모색 중에 있다. 다만 아직까진 갈 길이 멀다. 특히 '썬더볼츠' '판타스틱4' '블레이드' 등 앞으로 등장할 히어로들의 면면이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숙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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