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죽음의 바다' 정재영 "막막했던 중국어 연기, 욕이나 안 먹었으면 좋겠죠" [인터뷰]
2023. 12.23(토) 09:00
노량: 죽음의 바다 정재영
노량: 죽음의 바다 정재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중국어 연기로 남몰래 마음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기에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노량: 죽음의 바다’로 돌아온 배우 정재영이다.

20일 개봉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김윤석)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정재영은 극 중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을 연기했다.

정재영은 ‘노량’을 앞선 작품들과는 다른 기준으로 선택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영화가 당분간은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작품에 참여하는 건 배우로서 의미가 있다. 다른 작품은 배역이나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했다면, 이건 그런 걸 떠나서 작품 자체만으로 우리나라 역사와 영화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거기에다가 ‘노량’ 시나리오까지 훌륭했으니 정재영 입장에서는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걷어찰 이유가 없었다. 정재영은 “시나리오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침표를 찍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참여하겠다고는 했지만, 걱정은 되기는 했다. 진린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중국어, 그것도 그 당시에 썼던 고어들을 연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재영은 지난했던 중국어 연습 과정을 떠올리면서 “지금도 생각하면 머리에 쥐가 난다”라고 몸서리를 쳤다.

이어 정재영은 “우리나라 사투리도 어려웠는데, 중국어 연기는 너무 막막하더라”면서 “우리나라 관객분들이 봤을 때 어색하지 않을 정도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외국 영화를 보더라도 이상하다는 건 알지 않나. 그런 것처럼 우리나라 관객들도 옛날부터 중국, 홍콩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중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해도 어색하다는 건 느낄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대 난관이었던 중국어 연기에 대한 답은 결국 연습이었다. 촬영 5~6개월 전부터 중국어 연습에 들어갔다고. 정재영은 “제가 태어나서 그 기간 동안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다. 남의 대사까지 다 녹음해서 듣고 외웠다. 저녁에는 중국 사극을 보기도 했다”라고 했다.

지금은 지나간 일처럼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노량’ 촬영 때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을 했을 정도로 정재영에게 중국어 연기는 큰 벽이었다. 정재영은 “연기적인 건 감독님 디렉션을 받고, 대사는 중국어 선생님한테 검수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까 신경 쓸게 많았다. 한국어로는 한 가지 대사를 열 가지 감정으로 해볼 수 있다면 이건 표현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촬영하면서도 속상했다. 연기하는 저를 바라보는 제가 안타까웠다”라고 당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진린이 왜 나라 선봉장 고니시(이무생)의 책사 아리마(이규형)와 대담하는 장면은 정재영에게 가장 큰 혼란을 주기도 했다. 정재영은 “아리마가 일본어로 이야기하면 그걸 중국어로 통역을 해서 진린에게 중국어로 말해주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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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린은 7년 전쟁의 끝을 두고 불필요한 살상은 불필요하다며 실리를 추구한다. 7년 동안 조선을 쑥대밭을 만든 왜나라 군사들을 이대로 돌려보내면 어떤 원흉이 돼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며 끝까지 섬멸하려는 이순신 장군의 뜻을 번번이 막는 진린은 어떻게 보면 빌런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정재영은 “진린이 실제로는 이순신 장군 보다 2살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 장군을 ‘노야(어르신)’라고 불렀다는 건 애정을 가지고 존경했다는 의미다. 진린이 이순신 장군을 반대할 때에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재영은 “시나리오에는 나오지는 않지만 진린이라는 인물도 말단에서부터 시작해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이순신 장군처럼 모함도 많이 당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애정도가 더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린이 이순신 장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것처럼, 정재영도 김윤석에게 그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정재영은 “윤석이 형이 현장에서 갑옷을 입고 뒷짐을 지고만 있어도 이순신 장군의 느낌이 났다. 그게 고스란히 영화에 담긴 것 같다”면서 “윤석이 형의 짐이 얼마나 무거웠겠나. 그런 것들이 다 느껴졌다”고 했다.

김한민 감독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정재영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어마어마했다. 김한민 감독이 만약 이 씨였다면 이순신 장군의 후손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영은 “현장에서는 엄청 디테일하다. 감독님들 마다 집중하는 부분이 다른데, 김한민 감독은 다 지켜보면서 징중력을 가지고 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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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기 만족도는 부끄러워요. 욕이나 안 먹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겸손해도 욕먹나요?”

정재영은 ‘노량’이 자신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실미도’가 개봉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에 개봉하는 만큼 ‘노량’이 천만 고지를 넘어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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