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리’ 정수빈 “수빈役과의 만남, 갑작스러웠지만 운명 같았죠“ [인터뷰]
2023. 02.19(일) 09:00
트롤리, 정수빈
트롤리, 정수빈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정수빈에게 있어 ‘트롤리’는 갑작스럽게 만났지만 운명과 같은 작품이었다. 심지어 배역의 이름조차 같았기에 ‘트롤리’는 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극본 류보리·연출 김문교)는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 극 중 정수빈은 김혜주(김현주), 남중도(박희순) 부부의 집에 갑자기 남지훈(정택현)의 아이를 가졌다며 찾아오는 김수빈 역을 연기했다.

“‘트롤리’라는 작품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나랑 이름이 같은 수빈이라는 사람으로 살면서 큰 배움을 얻었다. 특히 혼자라 생각했는데 지금껏 혼자가 아니었다는 큰 배움을 얻었다”는 종영 소감을 전한 정수빈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소통했을 때 비로소 큰 사람이 되는구나 싶었다.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던 것 같아 뜻깊다”라고 말했다.

다만 처음 ‘트롤리’라는 작품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기대보단 걱정이 더 컸다. 당초 김수빈 역은 김새론이 연기할 예정이었으나 음주 운전으로 하차하며 공석으로 남겨진 자리였다. 이를 정수빈이 대신 맡게 된 것. 정수빈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히 답하면서 “그걸 인정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고민 끝에 선택했지만 곧 운명처럼 느껴졌다. 일단 이름부터 같았다. 정수빈은 “역할의 이름이 수빈이라 하길래 더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더 빨리 몰입할 수 있었다. 동시에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름은 같지만 아픔이 많은 친구라는 걸 알게 됐다. 이름이 똑같아서 더 마음이 갔고, 그의 과거와 아픔이 더 공감됐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수빈을 그리는 과정은 어땠을까. 정수빈은 “감독님께서 어떤 스타일을 알려주거나 디렉션을 해주시기보단 ‘수빈 씨가 그리는 수빈이가 궁금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상상하고 그린 수빈이를 그대로 보여드리면 되겠다 싶었다. 고민 있는 부분에 대해선 감독님이 세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더 솔직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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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는 다양한 반전 서사를 지닌 드라마. 김수빈이 남지훈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한 것부터 거짓이었고, 남중도는 현여진(서정연)을 성폭행했던 과거가 있었으며, 장우재(김무열)는 남지훈이 사망하는 걸 방관했다. 이런 충격적인 전개는 많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정수빈은 이 모든 반전을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 ”몰랐다“고 답하며 ”배우들마다 각기 다른 서사를 주셨고, 대본을 받기 전엔 절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수빈이의 유산에 대한 서사도 알지 못했다. 다만 충분히 사색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주셨다. 임신과 유산은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에 산부인과에 자문을 구했다. 알고 보니 한국 여성 3분의 1 정도가 유산을 경험했다고 하더라. 그걸 듣고 깜짝 놀랐다. 유산의 아픔을 겪은 분들이 좀 더 편히 털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수빈을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중도를 중심으로 한 반전에 대해선 “처음엔 불륜으로 알고 작품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반부부터 선배님들이 서로 다른 느낌으로 연기하는 지점들이 있더라. 반전에 대해선 오로지 희순, 정연 선배님만 알고 있었고 우린 나중에 정보를 공유 받으며 알게 됐다. 그렇게 비밀로 부쳤기에 더 풍부하게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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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수빈은 끝없는 연구와 질문 끝에 자신만의 김수빈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디즈니+ ‘너와 나의 경찰수업’ ‘3인칭 복수’, 넷플릭스 ‘소년심판’ 등 OTT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했다면 이번엔 공중파 드라마 첫 주연으로서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지난 2년을 되돌아보던 정수빈은 “간혹 무서운 현장이 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가 참여한 모든 현장은 유토피아와 같았다. 모든 선배들이 다 지지해 주고 절대 후배라고 함부로 하지 않으셨다. 일례로 ‘소년심판’의 김혜수 선배는 자신보단 그 사건과 에피소드의 중심인물에 초점이 맞춰지길 바라셨다. 그때 작품은 절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구나, 함께 함으로 인해 풍부해진다는 걸 배웠다. 지금껏 함께 호흡한 분들은 다 본인의 것을 나눠주고 희생할 줄 아시는 큰 분들이었다. 늘 현장에서 배웠던 기억이 있다”고 들려줬다.

정수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 배우며 발전하길 바라고 있었다. 계속해 고민을 거듭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고. “‘수빈’이라는 이름에는 ’빛을 받는다‘는 뜻을 갖고 있어요. 이름처럼 그간 시청자들로부터 정말 많은 빛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를 통해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통해 좋은 메시지를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한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는 물음엔 “’멜로가 체질‘처럼 청춘을 응원하는 유쾌한 작품도 해보고 싶고, ’아일랜드‘ 같은 액션도 해보고 싶다. 누군가에게 ‘괜찮다, 잘 하고 있다‘는 말을 건네는 작품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제 시작인 만큼 다양한 것에 계속해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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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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