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지난 2020년 가요계는 분주했다. 오프라인 활동 제약이 많아지며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선방’이었다. 도산 위기를 맞은 중소 기획사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을 중심으로 새 전략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콘서트 굿즈가 아닌 CD 판매량 증가가 매출 감소 폭을 상쇄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2021년(신축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며 올해도 생존과 번영을 위한 치열한 시간들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요 엔터사 대표격인 빅4,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내년을 전망해 봤다.

◆ SM, NCT·에스파에 거는 기대

아이돌 그룹들의 해외 공연 수익이 줄어든 SM은 지난 2020년 음원, 음반 판매량과 온라인 콘서트 브랜드 확립, 온라인 콘텐츠 유통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음반 판매량이 좋았다. 그룹 엑소의 백현과 카이, NCT와 NCT의 유닛 그룹 등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앨범 판매량이 전년 대비 65% 가량 증가, 850만 장에 가깝게 팔렸다.

이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NCT, 동방신기, 슈퍼주니어뿐 아니라 대부분이 군 복무를 마친 그룹 샤이니의 활동이 더해지면 더 나은 수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유통 역시 호재로 통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폴더블 스마트폰, 8K 해상도 TV 등 기술 발달에 따른 동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 신기술을 접목한 새 콘텐츠 생산 및 유통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수년 전부터 K팝과 첨단 IT 기술의 융복합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새해에도 지난해 초부터 우려가 됐던 내용들이 당장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룹 엑소 멤버들의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와 NCT, 동방신기 등의 해외 활동 차질은 올해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주년을 맞는 그룹 레드벨벳의 재계약 여부와 SM이 레드벨벳 이후 6년여 만에 새롭게 론칭한 걸그룹 에스파의 성장 정도 역시 직면한 숙제다.

SM은 지난해 11월 깜짝 공지를 통해 에스파의 데뷔를 알렸다. 기존의 아이돌들에게 부여해 온 세계관이 한층 독특해진, 실험적 그룹이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아바타’ 개념을 도입, 팀의 활동 영역을 두 배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빌보드에서 조명하기는 했지만, 새 세계관이 국내외 K팝 팬들의 공감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티스트들의 활약을 떠나, 자회사들의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 역시 SM이 직면한 숙제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낸 성과와는 달리, 일부 자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다.

◆ JYP, 니쥬야 부탁해

JYP 역시 앨범 판매 호재에 힘입어 활약했다. 수장 박진영과 군 복무를 마친 그룹 2PM 멤버들, 갓세븐, 데이식스,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있지(ITZY) 등이 컴백해 활동한 가운데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가 판매량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활약했다.

일본에서 론칭한 니쥬(NiziU)는 업계와 증권가 모두에서 주목하는 JYP의 신 성장 동력이다. 니쥬는 트와이스로 일본 공략에 성공한 JYP가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주관한 오디션을 통해 결성한 그룹이다. 일본 현지화 그룹으로 전원이 일본인 멤버로 구성돼 있지만, 육성 시스템은 K팝에 맞췄다.

니쥬는 데뷔 해에 일본의 대표 연말 특집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니쥬 빵’ 등 상품 출시와 음원, 굿즈 소비량 역시 폭발적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증권가 역시 니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한 중심에는 있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매출액이 트와이스 대비 2배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상태다.

부정적 요소들도 있다. 해외 투어 등을 통해 JYP 매출의 상당 부부분을 차지해 온 그룹 갓세븐의 전속계약이 1월 만료된다. 재계약을 놓고 다각도로 논의 중인 상태지만, 일부 멤버들은 환경 변화를 위해 타 기획사들과의 접촉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YG, 블랙핑크·빅뱅 성장에 기대

YG의 2020년은 ‘회복’의 해였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버닝썬’ 사태가 발목을 잡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그룹 블랙핑크의 활약이 눈부셨고, 지난 8월 활약한 트레저도 가세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과 함께 거론되며 국내외에서 선전했다. 미국 빌보드 차트의 메인 차트 ‘핫100’에 꾸준히 등장했고, 첫 정규앨범은 125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걸그룹 최초로 가온차트 밀리언을 달성했다. 대중화 전략에도 성공했다. 올해 무려 세 번의 컴백을 하며 친숙한 느낌을 줬다. 예능 출연 등도 활발했다.

위너, 아이콘과는 달리 트레저 역시 데뷔를 포함, 올해만 총 세 번의 활동을 했다. 데뷔 3개월여 만에 누적 음반 판매량 70만 장을 돌파, 밀리언셀러를 목전에 뒀다. 신축년 활약도 기대되는 바다.

빅뱅의 활동 여부 역시 YG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와 승리의 ‘버닝썬 사태’ 전까지만 해도 YG 엔터 매출의 80% 이상을 빅뱅이 차지했다. 지드래곤의 앨범 작업 소식 등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활동 재개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물론 YG 역시 자회사의 매출 감소가 숙제로 떠올랐다. 앨범 유통을 담당하는 YG플러스, 골프 사업 등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푸드 사업 등은 숙제로 떠올랐다.

◆ 빅히트, 빅4 ‘머리’로 우뚝

빅히트는 지난해 엔터 ‘빅3’ 구도를 제대로 깨트렸다. 3사의 시가총액을 더한 것보다 높은 금액으로 상장했다. 상장 직후에 비해 크게 하락했기는 했지만, 여전히 희망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역시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다. 비틀즈와 함께 언급되는 밴드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은 치명적 구설이 없는 한 올해도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100’ 1위 달성을 비롯,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앨범 판매량 역시 독보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맵 오브 더 솔 : 7’로 426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하반기 ‘비’(BE)로도 265만 장을 돌파한 상태다. 레이블인 세븐틴 등도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매출에 기여했다.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만 약 1050억 원 이상으로 관측됐다.

자체 플랫폼 위버스의 성장도 빅히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자사 소속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해 레이블 소속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엔하이픈과 헨리, 선미, 드림캐처, 위클리, 씨엘 등이 입점한 상태다. 해외 아티스트인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영국 밴드 뉴호프클럽 등도 합류한 가운데 위버스의 각 커뮤니티 가입자 수의 합은 중복을 포함해 2000만 명에 육박했다.

위버스샵을 통해 온라인 공연 송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 요소로 통한다. 지난 10월 이틀 간 위버스샵을 통해 송출한 방탄소년단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99만3000명이 시청, 단순 시청권 판매 매출만 500억 원대로 집계됐다.

레이블사 편입을 통한 확장세도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지난해 여자친구의 쏘스뮤직, 세븐틴과 뉴이스트의 플레디스와 하나가 됐고, CJ ENM과 합작사인 빌리프랩의 엔하이픈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레이블간의 결속력은 숙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31일 진행한 레이블 합동 콘서트를 앞두고도 팬들의 반발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팬덤을 중심으로 전광판 시위를 벌이는 등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방탄소년단과 뉴이스트, 세븐틴 멤버들의 군 복무 역시 매출에 직격타를 줄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에서 군 징집, 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공포를 밝히며, 활로가 열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성장과 쏘스뮤직 새 걸그룹 론칭도 숙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거대 자본을 가진 회사들의 걸그룹 론칭이 대거 예정돼 있는 것 역시 쏘스뮤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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