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CJ ENM의 음악 전문 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혐의 등을 받는 제작진과 기획사 측이 '부정청탁'을 거듭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3일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제작진인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등 8명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구속상태인 안PD와 김CP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증인신문 등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재판부 일부 교체에 따라 공판절차 갱신이 먼저 진행됐다. 안PD등 제작진은 지난 1차 공판에 이어 이날도 "프로그램 성공에 대한 압박이 있었지만,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사기 편취 부분 일부는 금액부분을 살펴야 한다"며 문자투표 시작 전이나 종료 이후의 문자들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안PD 등과 기획사 관계자들의 통화녹음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기소된 이들은 안PD 등과 자주 통화를 한 후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봤던 기획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제작진 측은 "검찰이 제출한 통화내역은 기획사 측에서 과장하거나 자랑삼아 이야기하면서 부풀려진 대화들이 있다"라고 주장한 후 "실제로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기획사 측 역시 "친목도모를 위해 향응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부정청탁은 없었다"라며 "분량을 확보해달라거나, 편집을 잘 해달라, 미션곡을 알려달라, 순위에 넣어 데뷔시켜달라 등의 부탁을 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은 "기획사들이 프로그램 기간 외에는 접촉을 하지 않았고, 안PD 외에는 접대를 한 정황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기획사 측이 제작진과의 단순 친분관계를 주장하는만큼 안PD 등과 만나거나 통화했으나 기소되지 않은 다른 기획사들에 대해서도 증거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7일 재판을 속행해 증인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해 7월 불거졌다. '프로듀스X101' 종영과 동시에 일부 시청자들이 의혹을 제기했고, 투표 조작 등 일부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 김용범 CP, 안준영 PD 등은 같은해 11월 구속됐다.

지난달 7일 진행된 1차 공판기일에서 안 PD 등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연습생 소속사 관계자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조작 꼬리표를 달게 된 '프로듀스X101'의 산물 그룹 엑스원(X1)은 공식 해체했다. 멤버들은 각자의 소속사에서 개별 활동을 시작 또는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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