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연습생 투표 결과와 아이돌 데뷔조 순위 결과 등을 조작한 '프로듀스' 시리즈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장 높은 수위의 법정제재다.

방통심의위는 2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심위 대회의에실에서 열린 올해 제26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소위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방송된 엠넷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1', '프로듀스 101 시즌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 시리즈)에 대한 의견진술 청취가 이뤄졌다.

의견 진술 청취 후 소위 위원들은 CJ ENM에 대해 "한국 방송 역사에 흑역사를 남겼다. 국민적 기만 행위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전원 의견으로 법정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인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선 지난 1일 소위는 '프듀' 시리즈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과 1심 판결에서 투표 조작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으므로 해당 방송사에 대한 의견진술이 불가피하다"며 "국민 프로듀서를 표방해 공정한 심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청자 투표 결과 조작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해 공적 매체로서 방송의 신뢰도를 저하시킨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봤다.

이어 "CJ ENM이 '시청자 피해 보상의 경우, 유료문자 투표 수익은 이미 각 시즌이 끝난 직후 2억5000만 원을 유네스코에 기증했다'고 했다. 시청자의 돈을 유네스코에 줬다. 당연히 시청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프듀' 시리즈는 다수의 가요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에게 공개 오디션 기회를 제공, 소위 '국민 프로듀서'로 불린 시청자들의 온라인과 문자 투표를 100% 반영해 데뷔조를 만드는 콘셉트였다. 이 방송을 통해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이 탄생했다.

투표 조작 등의 정황이 드러나며 시리즈를 연출한 안준영PD, 김용범CP 등은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았다.

안 PD 등 '프듀' 제작진은 1심 재판에서 순위 조작 등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면서도 부정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PD와 김CP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곧바로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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