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면접' 이런 식이면 불합격 줄 수밖에 [씨네뷰]
2026. 11.04(수) 08:00
최종면접
최종면접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뒷통수 제대로 맞았다. 메시지 전달에 몰입한 나머지 그나마 있던 장점도 다 사라졌다. 노골적인 연출 역시 큰 패착이다. 이런 면접이라면 보고 싶지 않은 ‘최종면접’이다.

4일 개봉하는 영화 ‘최종면접’(감독 김정훈)은 최종면접장에 모인 6인의 지원자들이 각자의 폭로가 담긴 의문의 봉투를 발견하며 서로를 의심하고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이 원작이다.

영화의 장점은 명확하다. 최악의 취업난 속 취준생들의 처절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설정이 돋보인다. 최종면접에서 지원자들이 직접 합격자를 선정해야 하는 딜레마, 겉으로는 연대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이기심을 숨길 수밖에 없는 심리전이 꽤나 쫀쫀하게 설계됐다.

초중반부 밀실 스릴러로서의 서스펜스도 훌륭하다. 한 달간의 스터디를 마치고 최종면접에 모인 여섯 명 사이에는 폭풍 전야의 묘한 기류가 흐른다. 누군가의 농간으로 서로의 비밀이 폭로되는 과정 역시 흥미진진하다. 특히 첫 번째 봉투가 열리는 순간은 음향과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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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영화의 매력은 첫 봉투가 열림과 동시에 휘발된다. 날카로운 밀실 스릴러를 기대했던 관객에게, 중후반부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로맨스와 교조적인 메시지는 찬물을 끼얹는다. 특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역시 지나치게 설명적이고 직접적이다. 관객이 행여나 주제를 놓칠까 노심초사하듯 인물의 대사를 통해 모든 것을 떠먹여 준다.

지나치게 친절한 연출이 영화의 장점을 다 깎아먹는다. 초반부에는 꽤 입체적이었던 캐릭터들의 매력은 물론, 스릴러로서의 장점마저 뒷전으로 밀려난다. 여기에 인간의 다층적인 면모를 달의 이면에 비유하거나 비밀번호를 활용한 트릭 등도 구태의연하다.

반전의 타격감도 미미하다. 한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진범 찾기로 스릴러의 맥을 이어가려 하지만, 전개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흘러가니 흥미가 떨어진다. 결말에 다다르면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조차 궁금하지 않을 만큼 이야기의 동력이 차갑게 식어버린다.

신예 배우들을 기용한 과감한 선택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강유석, 김재원, 배강희, 신승호, 곽동연이 빚어내는 신선한 앙상블이 꽤나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배강희의 매력 재발견은 큰 수확이다. 다만 신인 기용의 한계도 뚜렷하다. 주연인 조이현이 부정확한 발성과 어설픈 연기로 후반부 극의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며 아쉬움을 남긴다.

이처럼 ‘최종면접’은 잘짜인 스릴러의 구조로 기세 좋게 시작했다가 메시지 전달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매력을 다 깎아먹는 아쉬움을 남긴다. 스릴러 하나만 잘 파고 들었다면, 신예들의 발견과 함께 웰메이드로 남았을텐데. 아쉽고 또 아쉽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최종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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