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미국 배우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시상식 폭행 사건이 심화되고 있다. 윌 스미스의 공개 사과에도 생애 처음 수상한 오스카 남우주연상이 취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미국 내에서도 윌 스미스의 폭행을 두고 극렬하게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을 폭행하고 욕설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객석에 앉은 몇몇 배우들에게 농담을 하며 시상 멘트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지병으로 삭발한 것을 두고 군인 소재 영화 '지.아이.제인'에 서 보고 싶다고 농담을 던졌다.

객석에서 이를 듣고 있던 윌 스미스가 갑자기 무대에 올라와 크리스 록의 뺨을 내리쳤다. 객석에 돌아간 뒤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윌 스미스는 "내 아내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소리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 모든 과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객석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전 세계 시청자들도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생애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눈물과 함께 수상소감을 이어가던 중 윌 스미스는 "아카데미 측에 사과한다. 여기 온 모든 동료, 후보에게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윌 스미스의 오스카 폭행 사건은 곧바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내의 지병을 이용해 조롱한 크리스 록의 언행이 잘못됐다며 윌 스미스의 폭행을 이해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하지만 폭행은 어떠한 이유라도 정당화할 수 없으며 더군다나 시상식에서의 폭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윌 스미스의 잘못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카데미 시상식 측은 행사가 끝난 뒤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윌 스미스의 폭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폭행 사건이 점차 커지자 윌 스미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윌 스미스는 "크리스 록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날 향한 농담은 괜찮았지만 아내의 질환을 두고 농담한 것은 개인적으로 심하다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제작자와 모든 참석자, 전세계에서 지켜보던 시청자께도 사과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급기야 미국 뉴욕 포스트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윌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폭행으로 그 의미를 퇴색시킨 윌 스미스.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오스카 트로피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