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트로트 가수가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챙기는 일이 14년여 만에 벌어졌다. 가수 임영웅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임영웅은 23일 SBS MTV ‘더쇼’에서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1위에 올랐다. 4년 전 공개한 ‘롤린’으로 ‘역주행 대세’가 된 그룹 브레이브걸스를 제치고 거둔 쾌거다.

지난 20일에도 임영웅은 MBC ‘쇼! 음악중심’에서 가수 아이유와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를 제치고 1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음악방송 2관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임영웅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소화하는 장르가 ‘트로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기록적 성과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은 아이돌의 전유물로 통했다. 타 장르 가수들이 종종 무대를 꾸미기는 했지만, 오프닝 등에 국한돼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출연 자체도 생소한 상황이지만, 순위권을 넘어 1위 트로피를 챙겼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트로트 장르의 경우, 히트곡이 탄생해도 1위 트로피와는 거리가 멀었다.

10대와 20대가 주로 포진된 아이돌 그룹의 팬덤을, 중장년층이 주가 되는 트로트 가수의 팬덤이 넘어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방송 성적은 투표와 음원 스트리밍 횟수, 음반 판매량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심지어 최근에는 글로벌 투표 점수를 반영하는 방송사도 있다.

실제로 트로트 장르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07년 가수 강진이 ‘땡벌’로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후 14년여 만이다.

음악방송 1위 타이틀을 가진 히트곡이 생기며, 임영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1위 격인 진(眞)에 오르며 유명세를 얻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콘서트 진행이 어려워지며, 주된 연예 활동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집중돼 있었다.

대체로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 노래를 부르는 상황이 많았지만, 타 가수의 곡이 주를 이뤘다.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우승자 특전곡 ‘이제 나만 믿어요’, 광고 삽입곡 ‘히어로’(HERO) 등을 냈지만 대중적 인기를 끈 정도는 아니었다.

프로그램 종영 1년이 넘어갔지만 본인의 히트곡이 확실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어서 향후 활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 나타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임영웅의 향후 활동에 방향을 제시하는 곡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곡은 설운도의 자작곡으로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담담하게 풀어낸 노래다. 임영웅은 이 곡은 24일 MBC 뮤직 ‘쇼 챔피언’에서 음악방송 3관왕을 노린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음악중심', SBS MTV '더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