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여창용 기자]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마녀를 내세운 영화들이 국내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달 개봉한 할리우드 성인액션동화 '헨젤과 그레텔:마녀사냥꾼'을 시작으로 이번달 이번달 7일에 개봉한 판타지영화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 다음달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뷰티풀 크리쳐스'까지 3편의 마녀 영화가 관객들을 만났다.

'헨젤과 그레텔:마녀사냥꾼(감독 토미 위르콜라,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그림 형제가 재구성한 독일 민간 설화를 모티브로 마녀를 사냥하는 남매 헨젤과 그레텔의 맹활약을 그린 영화다. 고전을 액션으로 재해석한 것은 물론 화끈한 액션과 짜릿한 노출로 본격 성인동화의 매력을 선보였다.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감독 샘 레이미, 배급 한국소니픽쳐스)'는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여주인공 도로시가 아닌 위대한 마법사 오즈의 탄생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영화는 개성만점의 마녀 3인과 캐릭터 그리고 화려한 마법이 스크린을 장식한다.

'뷰티풀 크리쳐스(감독 리처드 라그라브네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역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된 작품으로 세상을 바꿀 능력을 가진 마녀의 운명을 가진 소녀 리나의 선택과 이를 둘러싼 마녀들의 대결을 그려낸 판타지 영화다.

세 영화 모두 마녀를 소재로 했다. '헨젤과 그레텔:마녀사냥꾼'에서는 기괴한 모습의 마녀들이 등장하지만 그중에는 착한 마녀도 있어 주인공들을 돕는다.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의 세 마녀들은 모두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들이다. '뷰티풀 크리쳐스' 사람들의 편견과는 마녀의 모습을 보인다.

사실 마녀는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500년 동안 이어진 종교재판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여성들이라는 학계의 연구가 나오고 있다. 마녀는 종교와 신만을 숭배하던 시기에 또 다른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 마녀로 불리던 여성들은 주로 아이를 받아내던 산파들이었다. 전문적으로 의학지식을 갖지 못한 민중들은 이런 여성들에게 진료를 맡겼고, 그들중에는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어 명의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하지만 그 유명세가 자신을 마녀로 몰리게 하는 독이 됐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했던 귀족과 성직자들은 민중을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 희생양을 찾았고, 그들중 능력있고, 진취적인 성향의 여성들이 마녀로 몰렸다. 여자점술사, 무녀, 약제사들의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으며 그중에는 잔다르크도 포함돼 있다.

유럽의 구전 동화를 보면 마녀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당시 유럽의 민중들이 마녀에 대해 얼마나 공포를 갖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무지는 귀족과 성직자로 대표되는 기득권 계층의 음모와 농간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앞서 거론된 영화들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녀들을 내세운 영화들 이면에는 마녀로 몰려 억울하게 희생된 여성들의 피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여창용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한국소니픽쳐스,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