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디파' 백구영, 춤 인생 30년 만에 느낀 해방감 [인터뷰] |
| 2026. 11.03(화) 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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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무가 백구영 |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K팝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안무가 백구영이 Mnet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동안 쉽게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만의 세계를 마음껏 펼쳐낸 그는 이번 여정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큰 해방감을 체감했다. 지난달 종영한 Mnet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이하 '스디파')는 디렉터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안무가들의 창작 퍼포먼스 대결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2021년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시작해 '스트릿 댄스 걸스 파이터', '스트릿 맨 파이터', '스테이지 파이터' 등으로 세계관을 확장해 온 제작진이 안무가 자체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했다. 안무가 중심의 경연인 만큼 참가자 라인업도 화려했다. 백구영을 필두로 캐스퍼, 바다, 인규, 시미즈, 나인, 레난, 베이비주, 해쉬, 정민준 등이 출격했다. 이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백구영은 총 6번의 미션을 거친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직후 눈물을 쏟아냈던 백구영은 "아직도 결과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단순히 기쁜 마음을 넘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오랫동안 춤을 추고 이 업계에서 견뎌온 스스로에게 고마운 감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10년만 젊었어도 울지 않았을 텐데 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졌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가족들은 당초 '스디파' 출연을 반대했었다고 한다. 백구영은 "내가 몸이 아프기도 하고, 잘나가는 친구들과 경쟁이 되겠냐고 하더라. 큰 성과를 바라지 않았고 아내도 즐기고 오라고 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백구영은 그룹 엑소의 '러브 샷(Love Shot)'을 비롯해 동방신기, 보아, 슈퍼주니어, 태민, 세븐틴, 더보이즈 등의 대표 안무를 제작했으며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의 이사를 맡고 있다. 30년 이상 춤을 춘 그에게도 '스디파' 출연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통상적인 K팝 안무 작업이 아티스트의 콘셉트나 팬들의 니즈에 맞춰 제작된다면, 이번 경연은 오롯이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스디파' 속 춤은 그야말로 '백구영의 세계'였다. 그는 "K팝 안무는 철저하게 팬분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만든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귀여웠으면 좋겠다', '섹시했으면 좋겠다' 같은 느낌을 주게끔 만드는 것"이라며 "'스디파'는 목적성이 완전히 달랐다.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 만족하기 위한 안무였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시그니처 안무 미션을 할 때 태민의 '길티(Guilty)' 안무를 만든 적이 있다. 그때 비로소 '내 작품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만족스러웠고 해방감이 어마어마했다"라며 "그래서 그런지 '스맨파' 때보다도 힘들지 않았다. 아마 재밌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짧은 준비 시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모니터링을 거치며 완성도 측면에서 수정하고 싶은 디테일들이 눈에 밟혔고,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안무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러한 아쉬움 속에서도 백구영은 '스디파' 출연 내내 완성도 높은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 방송 초반에는 그가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만큼 '요즘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도 존재했다. 그러나 백구영은 참가자 중 최연장자임에도 트렌디한 연출력을 선보이며 부정적인 시선을 단숨에 뒤집었다. 그 배경에는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을 완벽하게 잡아낸 그만의 탁월한 감각이 있었다. 그는 "내가 추구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이 늘 같을 수는 없다. 과거엔 예술적인 요소를 더 선호했지만, 업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며 대중성을 배웠다. 하지만 파이널 무대만큼은 대중성보다는 내가 담고 싶은 바를 그려냈다"라며 "정말 게임을 하듯 임했다. 평소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을 일절 안 하는데, 디렉팅을 한다는 게 마치 게임처럼 느껴져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연출력의 비결로 그간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어릴 적 댄서 1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조명 연출이나 리프트 활용법 등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왔다"라며 "단순히 춤을 추거나 수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출가의 관점에서 무대를 그려본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트렌드를 따라가려 애쓰지는 않는다. 후배들이 내 스타일을 올드하게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후배들의 수업을 직접 들으며 배움을 청한다"라며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끊임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연출을 고민하는 것이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들의 무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으로는 정민준의 시그니처 안무와 인규의 라스트 스테이지 안무를 꼽았다. 백구영은 먼저 정민준의 시그니처 춤을 직접 춰보고 싶다며 "내 몸 상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도전 과제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한 인규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특유의 긴장감을 한순간에 해소하는 분위기가 대단했다고 평했다. 백구영은 "라스트 스테이지는 정말 긴장감이 넘친다. 춤을 추지 않고 있을 때도 BGM이 흐르고, MC인 한빈이가 멘트를 할 때마다 심장이 쫄깃해진다. 그런데 인규는 승패를 떠나 무대 자체를 하나의 파티장으로 만들어버렸다"라며 "그 순간만큼은 관객과 참가자 모두 경쟁이라는 사실을 잊고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디파'의 우승 특전은 올해 열릴 '마마(MAMA)' 오프닝 무대 연출이다. 백구영은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큰일 났다. 나는 기획 구상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큰 시상식의 오프닝이다 보니 막연하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스디파' 제작진이 처음에 나를 왜 불렀을까 생각했었다. 요새는 발자취도 느려지고 남긴 작품도 많지 않아 초반엔 자신감이 없었는데, 정말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 같다"라며 "초등학생 때부터 춤을 췄는데 어느새 이렇게 우승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며 다짐했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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