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장 이야기’ 명세빈이 마주한 따사로운 인생 2막 [인터뷰] |
| 2025. 12.10(수) 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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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세빈 |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경험해 본 적 없는 역할을 갈망했지만 혹시 실망을 안길까 두려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도전에 뛰어든 배우 명세빈은 마침내 진정한 연기의 재미를 맛봤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극본 김홍기, 윤혜성·연출 조현탁)는 대기업 부장직에 서울 자가, 따뜻한 아내와 자랑스러운 아들과 함께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던 한 중년 남성이 한순간 자신의 자리를 잃은 뒤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가운데 명세빈은 극 중 김낙수(류승룡)의 아내 박하진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가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 출연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던 명세빈은 ‘국민 첫사랑’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중년의 길로 들어선 그는 맡을 수 있는 역할의 한계로 오는 직업적 고민에 빠져있었다고 털어놨다. 명세빈은 “누구나 마흔이 되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기에는 정년이 없지만 오래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나 역시 마흔 초반에 그런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배우가 아닌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노력도 했었지만 배우이기에 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의 힘을 느껴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명세빈은 “살아가는 데 있어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꽃을 좋아해 플로리스트를 하려고 했었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로 봉사 활동을 떠난 뒤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배우가 아니면 이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라고 회고했다. 배우로서 원동력을 얻은 그에게 선물 같은 제안이 주어졌다고. 명세빈은 드라마 ‘닥터차정숙’에서 불륜녀를 연기한 데 이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통해 연기적 변신을 이룰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그는 “감독님을 뵙고 미팅을 하진 않았다. 오디션 없이 바로 대본을 받아 박하진이라는 캐릭터를 접하게 됐다. 작품을 만드실 때 배우를 생각해 그 역할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고 제안을 주신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명세빈은 박하진을 만나게 돼 설렜지만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인물을 표현해야 했기에 걱정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이 작품을 보고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고 제 나이대와 비슷해 기대가 됐었다”면서도 “싱글인 내가 박하진을 맡게 돼 부담도 됐다. 하지만 친구들과 모이면 그들의 남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나 역시 살아온 연륜이 쌓여있기에 해낼 수 있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인생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극의 한 인물로서, 자신의 맡은 박하진 역시 실제로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한 사람처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박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지인들이 ‘나의 현실을 드라마로 마주해야 하냐’는 반응을 보이더라. 친구들의 이야기와 부모님의 모습이 녹여져 있는 작품이기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강조했다. 명세빈은 박하진을 제대로 연기하기 위해 여배우로서의 욕심을 내려놨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영화 분장팀과 의상 팀을 섭외하셨더라. 캐릭터들의 단체 분위기를 생각하고 계셨기에 그를 믿고 따랐다. 그 옷을 입은 내가 예쁘지는 않지만 정말 엄마의 모습으로 보였다. 또 그렇게 입으니 자세와 걸음걸이도 정말 엄마처럼 연기할 수 있었고 평범한 주부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따뜻한 아내의 모습과 30년 간 함께해 온 부부의 관계성을 표현하는 것 역시 숙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혜로운 아내를 염두에 두면서도 오래된 부부의 역할이다 보니 어떻게 편안하게 둘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부부는 오래 함께 지내면서 조율과정을 거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두 사람만의 방식이 생기지 않나. 오래된 부부들의 대화법을 보며 많은 연구를 했다”라고 짚었다.
명세빈은 지혜로운 아내이자 엄마인 박하진의 모습부터 주부로서 마주하는 한계까지 섬세한 연기를 펼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결국 역할에 꼭 맞는 옷을 입게 된 명세빈은 감독과 남편 역의 배우 류승룡의 도움으로 박하진에 더욱 녹아들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감독님께서 섬세하게 지도해 주셨고 연기의 배테랑인 류승룡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몰입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좋은 환경에 있으니 저를 내려놓고 열심히 해볼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깊은 분석을 통해 그려낸 아내의 모습으로 명장면을 남길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한 명세빈이다. 특히 그는 퇴직 후 남편을 위로하는 장면을 연기하며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명세빈은 “퇴직금을 달라고 장난을 치면서 우울해진 남편의 기분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진짜 열심히 살아왔다는 걸 알기에 그가 미안하다는 말에 울컥했고 미안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고생했다’라는 대사에 나도 감동을 받아서 그 감정을 잘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편의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한 박하진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명세빈은 “사랑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지 않나. 힘든 시기를 남편의 뒤에서 묵묵히 버틸 수 있었던 건 상대를 짠하게 볼 수 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게 사랑이지 않을까”라며 “익숙해진 관계에서는 ‘고맙다, 고생했다’는 말을 하기 쉽지 않지 않나. 그런 작은 것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명세빈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인생과 사랑에 대해서 깨달음을 얻은 건 물론 연기의 색다른 재미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든든하게 버텨준 하진에게 너무 고맙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며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나에게는 도전을,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재미를 갖고 도전하며 연기하고 싶다”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코스모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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