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녀 일당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는 27일 결심공판을 열고, 공갈·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양씨에게 징역 5년,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용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검찰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씨의 범행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씨가 두 남성과의 성관계 후 다른 인물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데 실패하자 손흥민의 아이가 확실한 것처럼 꾸며, 유명인의 지위를 악용해 3억 원을 갈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3억 원을 모두 탕진한 뒤 용씨와 다시 손흥민을 협박한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은 양씨가 공범을 따돌리는 방식으로 “자신은 범행과 무관한 것처럼 꾸미려 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검찰은 “철저히 준비된 계획 범죄이고, 죄질이 매우 나쁘며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용씨에 대해서도 “약 두 달 동안 15차례 협박을 이어갔다”며 피해자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을 지적했다. 손흥민뿐 아니라 수행비서, 아카데미 관계자, 언론사, 광고업체 등 여러 곳에 연락한 점을 문제삼았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반면 양씨 측은 검찰의 “코스프레”라는 표현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3억 원은 부당 취득이 아니라 임신과 낙태 과정에서 겪은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용씨와 무속인에게 이용당해 금액 대부분을 빼앗겼다”며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양씨는 최후 진술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한 뒤에도 “손흥민 선수를 협박할 생각은 없었고, 용씨와 공모한 적도 없다.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막으려 최선을 다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책임을 주변 탓으로 돌렸다.

용씨 측은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용씨도 직접 “손흥민 선수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고는 다음 달 8일 오후 2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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