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MBC 기상캐스터들이 세상을 떠난 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추모하며 검은 옷을 입고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 15일 MBC 기상캐스터들은 블랙 컬러 톤의 단정한 옷을 입고 날씨를 전했다.

앞서 기상캐스터들은 밝은 톤의 다양한 색상의 복장으로 개성을 표현해 왔다. 그러나 이날이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주기가 된 날인만큼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어두운 복장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것으로 유추된다.

'뉴스투데이'에 출연 중인 김가영은 네이비 원피스를, 이현승은 '뉴스데스크'에서 검은색 투피스를 입었다. 금채림 또한 '뉴스와 경제'와 '뉴스데스크'에서 검은 원피스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하던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생을 마감했다. 향년 28세. 이후 지난 1월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요안나의 유족들을 이를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적 괴롭힘은 확인됐지만, 故 오요안나가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며 '직장 내 괴롭힘'에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8일부터 故 오요안나 어머니는 MBC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다. 그는 MBC를 규탄하며 "MBC는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딸을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때나 쓰고 버렸다. 제2의 요안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MBC는 지난 15일 故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아 기상 캐스터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MBC에 따르면 프리랜서 형태로 운영되던 기존 시스템은 종료한다. 이후 '기상 기후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기상 정보뿐만 아니라 관련 콘텐츠 제작과 출연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부여할 예정이다. 게다가 故 오요안나 사건 관련 조사 결과를 유족 측과 피고 측의 동의가 있을 경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유족 측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故 오요안나 어머니가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했는데, 그 결과가 고인의 동료들을 MBC에서 잘리게 하는 것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오요안나 SNS, 'M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