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핑클 출신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3년 전 불거졌던 소위 '옥장판 사건'을 스스로 끄집어 냈다. "떳떳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으나, 방송으로 이를 접한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의문이 남은 모양새다.

8일 방송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서는 옥주현이 방송인 박경림,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테이, 뮤지컬 배우 이지혜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박경림은 "사실 인정을 받기 전까지 의심을 받는 순간들이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옥주현에게 "주현이가 뮤지컬 업계 처음 갔을 때 그랬을 거고, 지혜 씨도 지혜 씨의 능력을 인정보다는 '그 정도 실력인가?' 의심을 받았던 순간도 있었을 거다"라고 물었다.

이에 옥주현은 "그 사건을 말씀하시는 거냐"라며 스스로 '옥장판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22년 6월,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을 두고 불거졌던 인맥 캐스팅 논란을 다시 언급한 것.

당시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남겨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엘리자벳'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그간 두 차례 출연했던 김소현이 빠지고, 옥주현에게 직접 레슨을 받는 등 절친한 사이였던 후배 이지혜가 엘리자벳 역에 새롭게 캐스팅 됐던 것. 이에 김호영의 발언이 옥주현을 겨냥한 것이라는 뮤지컬 팬들의 추측이 이어졌다. 이를 시작으로 옥주현이 업계에서 갑질을 자행했다는 폭로글이 잇따라 등장했다

옥주현과 '엘리자벳'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옥주현은 김호영을 비롯해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1세대 선배 뮤지컬 배우들이 주축이 돼 인맥 캐스팅을 규탄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옥주현은 김호영과 통화해 오해를 풀고 고소를 취하했다.

옥주현은 이날 방송에서도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논란이 생긴 뒤 정작 이지혜와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안 괜찮은 것을 아니까 그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옥주현은 평소 이지혜의 연습을 도와준 것에 대해 "저는 (이지혜에게) '엘리자벳'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전부 다 잘 학습해 오면 언젠가 다 잘할 수 있도록, 정말 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알려준 거였다"라며 "뭔가 겨냥해서 '이거 뜨니깐 그걸 위해 달리자'가 아니었다, 학습한 작품이 '엘리자벳' 뿐만 아니었다, 그러면서 저도 배웠고 서로를 나눴을 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우리가 떳떳하니까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일이 커졌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지혜 또한 "(옥주현) 언니가 워낙 '엘리자벳' 역에서 굳건한 1인자고, 나는 언니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고, 언니에게 레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도마에 오르지 않아도 될 주인공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엘리자벳' 캐스팅에 대해 "제 인생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었다, 가장 축하를 받아야 할 순간에 '괜찮냐'라는 연락만 받았다"라며 "누가 전화가 오면 '전 괜찮으니 주현 언니에게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서로 그 이야기를 안하고 지나다가 공연이 끝나고 끌어 안고 펑펑 울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옥주현의 이야기가 사건의 본질을 빗겨나갔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에도 이지혜의 실력이 논란의 요점이었다기 보다는, 그가 캐스팅된 과정과 이후 공연 회차 배분이 문제가 됐었기 때문. 당시 옥주현의 공연 회차가 전체 스케줄의 70%에 달했다는 점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에 의문을 품는 반응이 늘고 있다.

비단 이번 방송 뿐만 아니라, 옥주현은 그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이 논란에 대해 여러 차례 해명해 왔다. 자신은 제작사가 원하는 사업의 방향을 수용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일을 열심히 했다는 설명이다. "오랜 시간 굳이 대응을 하지 않고 지나 왔지만, 사실이 아닌 이유를 대면서 사실처럼 퍼트리는 자들은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해명에도 여론은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