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될 사람은 된다 [인터뷰]
2023. 04.03(월) 15:53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모두들 장항준 감독을 가리키며 ‘신이 내린 팔자’라며, 될 사람은 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일수도 있다. ‘신이 내린 팔자’로 정말 ‘신이 내린 팔자’처럼 사는 것도, 될 일도 되게끔 만드는 것도 장항준 감독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5일 개봉되는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장항준 감독은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리바운드’의 시작부터가 그랬다. 5년 동안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했을 때 제작사 대표의 형인 배우 하정우가 구세주 같이 ‘리바운드’와 넥슨을 연결해 줬다고. 장항준 감독은 “넥슨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넥슨은 현장에서도 어떠한 간섭 없이, 오히려 호텔 뷔페를 대접해 줄 정도로 ‘좋은’ 투자자였다. 장항준 감독은 “투자가 결정되고 넥슨과 만났는데 영화로 돈 벌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면서 “그때 코로나 때문에 신규 투자가 잘 안되기 시작했을 때다. 제 동료 감독들이 ‘어떻게 그런 좋은 투자자를 만났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정말 운이 좋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좋은 투자자를 만나 다시 시작된 ‘리바운드’의 여정. 장항준 감독은 농구 영화인 만큼 경기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번 작품은 경기 장면이 많은 편이다. 굉장히 품이 많이 들었다. 물론 편하게 찍을 수도 있었다. 풀샷으로 카메라를 맞춰놓고 그때마다 컷을 따면 된다. 근데 그렇게 해서는 관객들이 이 경기장 안에 못 들어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항준 감독은 “생동감을 위해서는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컷을 웬만하면 끊지 말자고 했다. 합을 짜면서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이 경기 장면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한 건 2012년 당시 부산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단 ‘관광지 부산’이 아닌, ‘삶의 터전 부산’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장항준 감독은 “생활 속 부산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우리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년들이었다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촬영 허가가 안 났는데 우리 스태프들이 몇 번이나 사정해서 찍었다”면서 “관객분들의 반응이 ‘이게 부산이지’라면서 너무 좋더라”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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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은 강영현 코치를 연기한 안재홍을 비롯해 6명의 선수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배우들의 리바운드였다”면서 “안재홍 빼고는 대부분 신인 배우들이다. 그 신인 배우들에게 이 영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배우들이 더 노력하고, 지치지만 힘내며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재홍도 강양현 코치와의 싱크로율을 위해 10kg을 일주일 만에 증량했다면서 배우들의 노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장항준 감독은 “마지막 촬영을 안동에서 했는데 선수들은 점점 살이 빠지고 안재홍은 살이 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사회 이후 가장 반응이 좋은 부분은 바로 엔딩 부분이다. 2012년 당시 사진과 배우들의 재현 사진이 교차 편집되는 형식이다. 경기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 없이, 담백하게 그러나 분명한 울림을 자아내는 엔딩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원래 엔딩은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각색을 하면서 뭔가 좀 더 실화의 느낌을 줄 수 없을까 고민했다. 영화 시작할 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습니다’ 자막을 빼면은 관객들이 이게 실화인 걸 보면서 잊어버릴 것 같더라. 그래서 ‘당신이 지금까지 본 건 진짜’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촬영 전에 부산 중앙고 경기 사진들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근데 자료가 별로 없더라. 그래서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도 사용했다. 마지막 장면에 쓰인 사진은 출처도 알 수 없는 일반인이 찍은 거다”라고 했다.

이어 장항준 감독은 “엔딩 장면을 찍는데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움직이는 걸 찍다 보니 사진과 맞추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장면당 20번 이상 찍었던 것 같다”면서 “스태프들은 이렇게 할만한 가치가 있나 했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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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이 배우들, 스태프들과 합심해 만든 ‘리바운드’는 뜻하지 않게 ‘농놀의 시대’ 기세를 타고 개봉하게 됐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웹툰 ‘가비지타임’의 열풍의 수혜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이것마저도 장항준 감독의 ‘신이 내린 팔자’가 준 기회인가 싶을 정도로 시기가 절묘하다.

그렇지만 장항준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을 믿으며 그 부담감은 점차 기대로 바뀌고 있었다. 장항준 감독은 “최근에 이렇게 시사회 반응이 좋은 적은 없었다고 하더라. 진짜 잘되려다 살짝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오래도록 현역이고 싶다는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가 유작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괜스레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만들 생각은 없다. 장항준 감독은 “왜 이 시기에 이 영화는 만들어져야 하고, 수많은 기획 중에 이 영화가 나와야 하나 의미 부여를 한다. 왜 내가 해야 하나, 어떤 가치가 있길래라는 질문을 꾸준히 한다”고 했다.

또한 장항준 감독은 “현장에서는 악당들과 한 지붕 아래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다. 아무리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나쁜 사람들과 일하기 싫다. 그러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리라”라고 말했다. 역시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 작가가 입양한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다운, 아니 장항준 감독 다운 답이었다.

“제 목표는 60대에도 영화 현장에 있는 거예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미디어랩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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