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잘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 미국 출신 가수 마리아(22)의 트로트 실력을 설명하기에 제격인 문구다.

단순히 트로트를 부르고, 좋아하는 외국인이라서 주목받는다고 하기에 마리아는 ‘실력파’다. TV조선 ‘미스트롯2’ 출연 당시 그의 노래를 들은 선배 가수들은 ‘외국인 치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트로트를 잘 하는 가수’라고 평가했다.

마리아가 이렇듯 좋아하고, 즐기며 심지어는 잘하는 트로트 가수가 된 배경에는 못 말리는 ‘트로트 사랑’이 있었다. 3년 전 한국에 와 접한 트로트에 빠져 지금은 ‘트로트바라기’가 됐다고 했다.

학창시절 때만 해도 그는 그룹 엑소, 레드벨벳을 좋아하고 방탄소년단, 러블리즈, 우주소녀, 세븐틴, 더보이즈 등의 노래를 즐겨 듣는 K팝 팬이었다고 했다. K팝이 좋아 한국어를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 노래자랑을 찾게 됐고, 결국엔 한국행 비행기에까지 오르게 됐다고 했다.

마리아는 “K팝이 좋아 계속 따라 부르고 한국어를 공부했다. 지난 2017년 추석 때에는 뉴저지 한인타운 축제에서 열린 한국 노래자랑에서 포미닛의 ‘미쳐’를 불러 우승하기도 했다. 그때 대한항공 왕복 비행기표를 받았고, 그게 한국에 온 결정적 계기가 됐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물론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굳이 왜 먼 곳으로 가려고 하는지, 위험하진 않을지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홀로 계속 한국에 대한 공부를 하는 모습이 ‘우리 딸이 한국을 사랑하는 구나’ ‘한국에 가는 게 행복할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을 준 것 같다. 내 열정이 걱정을 응원으로 바꿀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K팝만 보고 한국에 온 그가 트로트에 빠지게 된 계기는 선배 가수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였다. ‘미스트롯2’에 출연해 처음 보여준 무대이기도 하다.

마리아는 “‘울면서 후회하네’를 좋아했고, ‘신사동 그 사람’도 정말 좋았다. 주현미 선생님의 유튜브를 통해 트로트들을 접했고,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마리아가 생각하는 트로트의 매력은 감정 전달과 꺾기 등의 테크닉에 있었다. 그는 “슬픈 노래는 특히나 슬프고, 말하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다 보니 더 와닿는 것 같다. 그리고 밝은 것도 멜로디가 잘 꽂히고 노래를 한 번만 들어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다 보면 떠오르는 멜로디가 많은 것 같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K팝과의 차이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K팝은 일단 신나고 춤을 추게 하는 리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트로트는 감정을 싣고 부를 때 뭔가 더 재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트로트 중에서도 발라드 트로트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밝힌 그는 “가사가 의미가 있고, 어떤 장르의 노래보다 더 슬프게 느껴진다. 그 어떤 미국 발라드 보다 슬프게 와닿는다”라고 말한 후 “K팝이나 미국 노래에서는 찾기 힘든, 부모님을 위한 노래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들이 트로트에는 있다. 한국에 와서 고향도 그립고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는데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노래가 트로트 중에는 많더라. 되게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마리아의 트로트 사랑은 ‘미스트롯2’ 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미스트롯’ 첫 번째 시즌을 보며 꿈을 키웠다는 그는 트로트 가사를 이해하기 어려워 연세대학교 어학당에 입학하기도 했다. 물론 ‘미스트롯2’ 녹화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출석이 어려워져 현재는 어학당을 그만 둔 상태다.

‘미스트롯2’ 출연은 트로트 가수 마리아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던 계기가 된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다양한 미션을 경험하며 무대에 대한 불안감을 이겨냈고, 트로트를 부르는 게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짧은 시간 내 한 곡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오래오래 연습을 해야 했는데 그 연습 시간이 줗어든 것 같다. 멜로디 숙지와 가사 숙지가 조금 더 빨리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공개 오디션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콘셉트가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 미국에는 없는 느낌이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은 있지만, 한국의 프로그램이 긴장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더한 것 같다. 누구와 비교가 되니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인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이 이겨내고, 많이 늘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미스트롯2’ 출연 이후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부름을 받고 있는 그의 다음 계획은 트로트 신곡 발표였다. 정통 트로트 장르의 신곡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데뷔 트로트곡을 시작으로 많은 히트곡을 갖게 되고, 나아가서는 해외에 트로트를 알리는 ‘트롯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신곡 계획을 세우니 가수의 꿈을 이룬 것 같다. 다음 꿈은 세계적으로 트로트를 알리는 것이다. 유튜브에서도 트로트의 영어 버전, 다른 언어 버전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 그러면서 히트곡을 많이 내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트로트를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좋은날엔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