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이 팬들의 폭발적 배웅 속 출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잊은 듯한 모양새다.

아이즈원은 지난 2018년 방송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을 통해 탄생한 다국적 프로젝트 그룹이다.

권은비, 미야와키 사쿠라, 강혜원, 최예나, 이채연, 김채원, 김민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조유리, 안유진, 장원영 등 12명으로 구성, 같은해 10월 정식 데뷔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특성상 이들 역시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 앞선 시즌1, 시즌2 보다는 길어진 2년 6개월이었지만, 이 역시도 흘러가며 29일을 기점으로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

아이즈원의 팬덤 위즈원은 활동 내 아이즈원을 향한 맹목적 지지를 보여왔다.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제작진의 투표 및 순위 조작 사실이 드러나며 활동이 잠정 중단됐을 때에도 다수의 팬들이 지지 입장을 보였다.

당시 ‘프로듀스48’에도 조작 피해자가 존재, 아이즈원 멤버 구성에 이상이 있었음이 확인됐지만, 팬들은 활동 지지는 물론 폭발적 화력까지 쏟아내며 아이즈원을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 반열에 올려놨다.

팬들의 이런 사랑은 마지막 날까지도 드러났다. 하지만 일부 팬들의 도를 넘어선 사랑은 불안과 불편을 줬다.

프로젝트 종료일 일본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혼다 히토미, 야부키 나코가 일본으로 출국한 가운데, 이들을 배웅하기 위한 인파가 공항에 모였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시대라는 것을 간과한 듯한 분위기였다.

세 사람은 오전 11시 15분 비행기로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팬들은 오전 7시 전부터 모여 대열을 이뤘다. 활동 마지막 날의 모습을 담기 위해 사다리와 카메라 등 장비도 동원됐다.

마스크를 벗은 팬들은 없었지만 거리두기는 지켜질 수 없었다.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낸 후부터는 질서도 사라졌다. 엉킨 팬들을 세 멤버들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멤버들이 출국장으로 들어선 후 일제히 사라졌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100인 이상이 모이는 것을 막아 대중음악 콘서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비웃는 듯한 행동이었다.

2년 6개월 동안 열심히 활동해 준 멤버들을 응원하기 위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열정만 앞세운 이와 같은 행동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일부 기획사 관계자들은 현장에 모인 이들이 진짜 팬이 아닌, 사진 판매로 수익을 내기 위한 꾼들이라는 의견까지 보였다.

‘굿바이’ ‘아듀’ ‘수고했다’ 등 각종 아픔다운 인사로 아이즈원의 마지막을 기념하고 있지만, 일부 팬들 혹은 팬을 가장한 이들의 행동은 씁쓸함을 남겼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