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2020년을 결산하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가요 시장의 활동 구조를 바꿔놨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관객 없는 무대가 익숙해졌다. 자연스레 ‘언택트’(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넣어 만든 단어)와 ‘온택트’(콘택트에 온라인을 뜻하는 온(on)을 넣어 만든 단어)가 새로운 콘서트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국내외 공연을 주 수익으로 삼는 가요 기획사들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기준,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 투어, 국내 행사가 차지했던바 변동이 불가피했다.

1년 가까이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며, 가요 기획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돌파구들을 찾아내고 있다. 특히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장사들의 분투가 계속됐다.

이른바 ‘빅3’로 통하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해외 투어 불가에 따른 실적 타격은 불가피했지만, 견고한 팬덤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실적들을 만들어내며 주가를 끌어 올리거나 방어했다. 특히 음원과 음반 판매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였고, 온라인 콘서트 확산과 온라인 콘텐츠 유통 해결책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3일 연저점(1만5200원)을 기록했던 JYP의 주가는 지난 18일 장 종료 기준 3만7300원을 기록, 2배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5000억대까지 떨어졌지만, 1조원대로 회복됐다. YG의 주가는 같은 기준 4만5200원을 기록, 지난 3월20일 기록한 연저점(1만8950원) 대비 5개월 만에 2.5배 가량 올랐다. SM의 주가는 같은 기준 2만9150원으로 지난 3월 23일의 연저점(1만6350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 1분기, YG 울고 JYP 웃고

1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YG는 1분기 매출액이 5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 손실은 21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그룹 블랙핑크, 아이콘의 일본 내 흥행 덕 19억 원의 이익이 생겼지만 스포츠, 모델 부분 실적 악화과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장품 실적 악화,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등도 적자 폭을 넓힌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 역시 크게 하락했다.

SM의 경우 영업 이익이 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8.6%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지난 3월부터 대부분의 공연이 연기 및 중단되며 실적 하향이 불가피했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그룹 엑소 멤버들의 입대,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 차질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엔터 사업뿐 아니라 자회사로 둔 공연 기획사와 에프앤비(F&B) 사업, 해외 지사들 역시 타격을 입었다.

반면 JYP는 1분기 호실적을 냈다. 매출액 339억, 영업 이익 1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132%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하 콘서트와 팬미팅 취소로 콘서트 매출액이 줄었지만, 그룹 트와이스의 투어 공식상품(MD) 판매 실적 등이 전년 대비 135% 가까이 오르며 영업 이익에 이바지했다.

◆2분기, 코로나19 완화 기대 꺾였지만…3사 모두 ‘선방’

2분기는 엔터주 대부분의 상승세가 기대됐다.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중국의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사 모두 ‘선방’했다. 해외 투어가 불가능해지며 해당 부분에서의 매출액이 하락했지만, 투어와 더불어 큰 지출을 동반한 홍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나아졌다는 분석이 따랐다. 음원과 음반 판매량 증가, 온라인 공연 사업 확장 역시 실적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JYP의 2분기 매출액은 3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1억 원으로 전년 동기(94억 원) 대비 4%P 가량만 떨어지며,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룹 트와이스를 비롯한 주요 아티스트들의 음반 판매량 자체 기록이 경신됐고, 일본과 미주 등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YG의 2분기 매출액 역시 552억 원으로 전년 동기(757억 원) 대비 27%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6%만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성과다. 콘서트 매출은 ‘0’을 기록했지만 그룹 블랙핑크의 성장세와 위너의 컴백 등이 긍정 영향을 미쳤다.

SM의 2분기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가장 ‘맑음’이었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한 135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240% 급증한 132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망치는 두 배 이상 웃도는 실적이었다. 코로나19 확산 탓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있었지만, SM엔터의 영업 이익만 167억 원을 기록했다.

음반, 음원 판매량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NCT 127, NCT 드림, 엑소 백현의 솔로 앨범 등이 모두 100만 장 이상 팔리며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 4월 프로젝트 그룹 슈퍼M을 필두로 6주간 진행한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도 코로나19 시대에 성공 모델로 자리 잡으며 수익 창출에 기여했다.

‘비욘드 라이브’ 테스트에 성공한 SM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지난 8월 JYP와 손잡고 온라인 전용 콘서트 브랜드 ‘비욘드 라이브’를 기획, 운영하는 비욘드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SM은 같은달 네이버로부터 1000억 원을 투자받고 유료 온라인 공연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3분기, SM 영업 적자 기록…JYP·YG는 맑음

3분기에는 JYP와 YG가 웃었다. 신규 아이돌 론칭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두 회사 모두 새 아이돌과 기존 아이돌들의 활약 덕,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증시에 입성한다는 소식 덕 엔터주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JYP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346억 원, 영업 이익은 24.6% 줄어든 111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기대에 비해 높은 수치였다. 2분기에 비해 앨범 판매량이 줄어들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일본 데뷔 예정인 신인 그룹 니쥬의 일본 내 폭발적 인기로 콘텐츠 매출이 늘었다. 트와이스의 일본 음반 판매 및 온라인 공연 역시 긍정 영향을 미쳤다. JYP의 유튜브 매출은 1분기 16억 원, 2분기 25억 원, 3분기 40억 원으로 파악되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다.

YG의 3분기 매출액은 668억 원, 영업이익은 32억 원으로 파악됐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그룹 블랙핑크, 트레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3분기 앨범판매량이 82만 장을 기록하며, YG 설립 이래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음반 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YG 플러스 역시 덕을 봤다. 디지털 콘텐츠 매출도 11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100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회복했다. 굿즈 매출액도 전년 대비 160% 증가한 23억 원을 기록,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억했다. 블랙핑크 다이어리 판매 호조가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3분기 SM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34% 감소한 115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97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영업이익 73억 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음반과 음원 매출은 양호했다. NCT의 3분기 누적 앨범 판매량이 237만 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79만 장의 세 배 수준이다. 하지만 예상됐던 공연 수익 부재를 비롯해 자회사들의 광고, 드라마 매출 감소폭이 커지며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4분기, SM·JYP·YG 3사 모두 실적 상승 기대

4분기 사업 보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3개사 모두 긍정적 예상이 따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오프라인 활동은 여전히 제한된 상태지만, 매출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대비책들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특히 음반, 음원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하며 실적 증가에 기여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6일 공개한 증권가 전망 4분기 엔터사 실적에 따르면 3사 중 YG의 실적 증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YG 역시 4분기 소속 가수들의 앨범 발매 및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며 실적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발매된 블랙핑크의 첫 정규앨범 판매량이 100만 장을 넘어섰으며, 그룹 위너의 송민호, 악동뮤지션의 앨범 발매와 트레저의 컴백이 앨범, 음원 및 굿즈 등의 상품 매출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영업이익만 81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추정치가 나왔는데, 이는 전년 대비 523% 가량 상승한 수치다.

지난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SM 역시 4분기 회복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활약을 비롯해, 그룹 엑소 멤버들의 솔로 활동, 그룹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의 활동에 따른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또 자회사들의 광고, 드라마 방영 일정이 4분기에 집중되며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33% 줄어든 92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현 상황 대비 성공적인 액수다.

JYP의 4분기는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121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기대보다 높은 이익이다. 10월 트와이스, 11월 갓세븐, 12월 니쥬의 앨범 발매가 이어지며, 4분기 영업 이익을 견인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특히 지난 2월 일본에서 정식 데뷔한 니쥬의 인기가 막대한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소속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