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이 가장 젊고, 싱싱한 목소리를 담은 앨범을 들고 나왔다.

라포엠(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의 첫 미니앨범 ‘씬#1’(SCENE#1) 발매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2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라포엠은 지난 7월 종영한 JTBC ‘팬텀싱어3’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팀명은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예술가 보헤미안을 뜻하는 프랑스어 ‘라 보엠’(La Bohême)과 시를 뜻하는 영어 ‘포임’(Poem)을 합쳐 한 편의 시 같은 음악을 들려주자는 의미를 담았다.

그룹은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네 멤버가 뭉쳐,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유채훈의 말처럼, ‘팬텀싱어’ 최초로 성악 전공자들로만 이뤄진 팀이자 정통인 카운터테너가 있는 팀이라는 점이 통했다. “남성 4중창인데 혼성 중창 같은 사운드를 낼 수 있는 팀”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라포엠이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을 발매하게 된 멤버들의 소감에서는 ‘벅차오름’이 느껴졌다.

정민성은 “일단 음원 사이트에 ‘라포엠’ 세 글자 이름이 나온 게 너무 감동이다. 라포엠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 눈물이 났던 것 같다. 굉자히 눈물이 났고, 감동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최성훈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라포엠이 있기까지 많은 분들, 팬들이 신경을 써주셨다. 그런 시간 속에서 멤버들이 열심히 해 앨범이 나온 것 같다. 첫 앨범이라 설렘이 크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단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박기훈은 “나 같은 경우는 실감이 안 나서 나오자마자 계속 노래를 들었다. 노래를 들으며 ‘이 노래를 할 때는 그랬지’ 하는 추억이 떠오르더라. 행복했던 기억과 추억이 더 떠오르며 감사하단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유채훈은 “성악가들 사이에서는 그런 말이 있다. 성악가들이 30대가 되면 소리가 가장 건강하다고 하고 40대가 되면 소리가 농이 익는다고 한다. 전성기가 그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나이, 라포엠으로서 가장 힘차고 젊은 시기에 이렇게 기록물을 남길 수 있어서 너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앨범을 만들 때 혼신을 다해 소리를 내고 표현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물들이 나온 기록물”이라며 “팬, 멤버들 입장에서 기념비적 앨범이 아닐까 싶어서 벅찬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 애프터 ‘팬텀싱어3’

‘팬텀싱어3’ 이후 5개월여 동안 공연과 새 앨범 준비에 시간을 쏟아 온 멤버들은 이날 경연 프로그램 전과 후를 비교하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채훈은 “경연 프로그램이다 보니 쉼 없이 해서 지쳤는데 이후에는 여유롭게, 서로 더 친밀해진 느낌이다. 음악을 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게 되는, 서로 책임감도 생기고 팬들 피드백도 실질적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박기훈은 “‘팬텀싱어3’ 결승전 이후 정말 하루 이틀 정도를 빼고는 거의 매일 만났다. 매일 연습하고, 음악 이야기를 하고, 근황 이야기를 하고 있다. 라포엠이 인생의 전부가 된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형들 카톡이 안 와 있으면 슬프고, 괜히 기다려지고 그런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성훈은 “그동안에는 혼자의 삶을 살면서 어떻게 해야되는지 혼자 외로이 고민했던 시간이 많았는데 ‘팬텀싱어3’을 경험하고 라포엠으로 지내며 동료애를 느끼기 시작했고, 서로 ‘라포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어떤 방향을 가지고 음악에 임해야 하나’ 생각을 조금 더 많이, 자꾸 하는 습관을 가졌다”라고 했다.

정민성은 “(경연 프로그램 이후) 사람이 진지해졌다. 음악에 진지해지고 라포엠에 진지해졌다. 여러분께 굉장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생각밖에 안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 첫 미니앨범 ‘씬#1’(SCENE#1)

이날 정오 발매된 첫 미니앨범에는 ‘씬#1’은 노래를 들으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앨범이다.

유채훈은 “멤버들과 이야기할 때 어떻게 멤버들과 타이틀을 정하면 좋을지 생각했다. 구성해 보니 8곡이더라. 각 곡마다 되게 다른 매력을 가진, 개성을 담은 곡들이 모였더라.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씬처럼 팬들이 우리 앨범을 들었을 때 정말 변화무쌍한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 제목을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다양한 시도와 대중적 선율, 듣고 편안한 음악, 또 강렬한 사운드까지 입힌 꽉 찬 미니앨범이 됐다. 준비를 하다 보니 곡 수가 많아졌다. 여기에서 욕심을 더 내서 한두 곡 추가하면 정규 앨범 수준이 되는 구조가 된다. 그만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낸 기념비적 앨범이 된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우리가 ‘팬텀싱어3’에서 보여드렸던 모습, 사랑받았던 모습 그런 것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었고 거기에 더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모습들까지 담고 싶었다. 조금 다양한 모습들, 변화무쌍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녹아든 모습을 담아낸 것 같다”라며 “거기에 클래식 4중창의 매력, 사운드를 느낄 곡, 커버곡, 편안하게 감상할 곡, 신곡까지 여러 매력이 합쳐진 종합 선물세트 같은 앨범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최성훈 역시 ‘크로스오버 명반’임을 자신하며 “유채훈이 말했던 부분이다. 해온 것과 해갈 것을 다 담고 싶었다. 그런 부분을 담고 앨범을 통해 라포엠으로 시작점에 서 있는 앨범인 것 같다. 많은 도전들을 해볼 것이며, 앨범 작업을 하며 배웠던 것들, 모든 앨범에 도움이 되고 발전해갈 수 있는 시작이 되는 앨범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눈부신 밤’을 포함해 ‘아미고스 파라 시엠프레’(Amigos Para Siempre) ‘신월’(新月) ‘초우’ ‘판타지’(Fantasy) ‘라 템페스타’(La Tempesta) ‘디어 마이 디어’(Dear My Dear), 보너스 트랙까지 총 여덟 트랙을 수록했다. 에코 브릿지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신곡은 타이틀곡을 포함해 4곡이다. 수록곡 ‘신월’에는 싱어송라이터 가호와 함께 크루 케이브가 참여했다. ‘라 템페스타’에는 스웨덴 작곡가 베니 얀슨과 감성적인 작사로 유명한 이스란 작사가가 참여했다. 또 ‘디어 마이 디어’에는 프로듀싱 그룹 누플레이가 참여했다.

‘아미고스 파라 시엠프레’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제가로도 유명한 곡이다. 라포엠이 재해석했다. ‘초우’는 패티김의 곡을, ‘판타지’는 얼스 와인드 앤드 파이어의 곡을 라포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다채롭고 풍성한 음악 세계를 들려줄 예정이다.

궁금증을 모았던 보너스 트랙의 정체는 캐럴이었다. 유채훈은 “연말,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는데 어찌 보면 팬들을 위해 준비한 트랙이다. 공연에 가면 감사 마음을 담아 앙코르 곡을 하듯 우리도 팬들게 선물을 드리려고 캐럴 곡 ‘오 홀리나잇’을 준비했다”고 했다.

또 유채훈은 “녹음 과정도 특이했다. 피아노를 성훈이 직접 쳐서 현장에서 했고, 거기에 우리가 한꺼번에 녹음 부스에 들어가서 원테이크로 녹음을 끝냈다.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 합창을 했던 그때의 기분을 가지고 녹음을 했던 소중한 곡이다. 아마 이 곡을 들으시면 많은 분들이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긴장된 화음을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선곡했다”라고 설명했다.

◆ 타이틀곡 ‘눈부신 밤’

타이틀곡 ‘눈부신 밤’은 태연의 ‘들리나요’, 버즈 ‘남자를 몰라’ 등 히트곡을 탄생시킨 이상준, 차길완 작곡가가 협업한 곡이다. 애절한 피아노 선율과 웅장한 스트링 연주에 라포엠 멤버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어우러져 한 편의 시처럼 감성을 전달한다.

유채훈은 “서정적이고 대중적 후렴구가 돋보인다.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는 우리에게는 대중적인 멜로디와 성악 4중창 클래식의 매력을 합친 ‘진수’라고 해야 할까”라고 운을 뗀 후 “크로스오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곡이다. 이별 가수, 그리움의 가사를 담고 있지만 마지막에 ‘드림 포에버’라는 가사가 있다. 꿈은 영원하리라는 우리의 포부까지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선정 이유도 전했다. 유채훈은 “여덟 곡의 느낌이 다르다. 비슷한 곡이 없는데 ‘눈부신 밤’ 같은 경우는 멜로디랑 선율적인 부분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에 적합한, 그 사이에 있는 곡이라 생각해 주저 없이 타이틀 곡이라고 생각했다. 멜로디가 입에 맴돌 정도로 너무 편안하고 듣기 좋은 음이라서 고민 끝 타이틀곡으로 정하게 됐다”라고 했다.

또 “우리도 사실 곡 작업을 할 때 후렴구 멜로디가 귀에 꽂히더라. 주저 끝 회의를 통해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아이유, 이달치에 협업 러브콜

이번 앨범의 수록곡을 위해 라포엠은 싱어송라이터 가호, 크루 케이브 등과 협업했다. 또 유명 작사가와 프로듀싱팀도 참여했다.

첫 앨범에서 협업에 도전한 라포엠 멤버들은 아티스트와 장르를 막론하고 “협업은 열려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채훈은 “이번에 가호, 크루 케이브 팀과 작업을 했을 때 정말 재미있었다. 다음 앨범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열어두고 있다. 우리 라포엠이 다른 선배 아티스트 분들과 함께한다면 정말 모든 아티스트분들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든 우리와 작업하고 싶은 가수분들이 계시다면 우리는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박기훈은 “선배 가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면 감사할 것 같고, 나는 이야기했듯 가수 소향 선생님과 함께한다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싶어 소향 선생님을 뵙고 싶다”라고 했다.

최성훈은 “협업을 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배우는 게 굉자히 많더라. 다른 아티스트 선배, 선생님들과 작업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고, 했으면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관심을 두고 자주 듣는 그룹이 이날치다. 그분들이 한 편의 작품처럼 현대무용을 같이 무대에 올리며 공연을 해주고, 그렇게 크로스오버 해 주시는 모습에 우리도 같이 작품을 만들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서 그분들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정민성은 “사심은 아니고 아티스트로서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 계신다. 아이유 선생님. 우리와 한 번이라도 함께해 주시면 영광일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 ‘씬#1’ 이후

이번 앨범은 라포엠의 시작이자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유채훈은 “이번 앨범은 사실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음악, 해왔던 모습들을 담았다.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많다”라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클래식 전공자이기 때문에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최대한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그룹이 되도록 방향성을 잡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정통 클래식의 뿌리를 잃지 않고 중간중간 클래식 공연도 하면서, 또 대중적 앨범을 통해 많은 분들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을 전했다.

팬들의 도움으로 기부 등 사회적 기여 활동을 해온 것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유채훈은 “우리는 단지 음악을 했을 뿐인데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동참해주신다는 점에 있어서 멤버들, 개인적으로도 감명을 받았다”라고 했다.

또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좋은 음악을 만들고 많은 분들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좋은 메시지, 긍정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우리 음악으로 보답할 수 있는, 많은 분들께 힘든 시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 우리끼리는 팬들한테 진짜 잘해야 한다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전했다. 유채훈은 “이번 앨범으로 우리가 하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에게 힘이 되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라며 “많은 분들이 우리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고 매력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의 가장 젊고 싱싱한 목소리를 담은 앨범이기 때문에, 또 진심을 다해 만든 앨범이니만큼 긍정적 메시지와 매력 담은 앨범이라 생각한다. 성과, 평가는 대중이 해주시는 거니 모르겠지만 혼신을 다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기훈은 “이 노래를 통해서 우리 좋아해 주고 노래 듣는 모든 분들이 선물 같이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개인적 바람으로는 이 앨범을 통해 형님들과 쭉 노래를 계속하고 싶다”며 웃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모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