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이슈가 타의에 의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정치권에서 대중문화 예술인의 병역특례를 향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며, 방탄소년단이 대표 격으로 수차례 언급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중문화 예술인의 병역특례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물론 박 장관은 "문체부만이 아니고 국방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의) 많은 의견이 순수예술이나 체육계처럼 대중문화예술인도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좁은 의미의 특례(연기)"라고 했다.

최근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자에 대해 30세까지 병무청장과 협의해 입영을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도, 좁은 의미의 특례 입장을 전했다. 전 의원은"11월 내 병역법 개정안 통과를 동의"하는지 물었고, 박 장관은 "조속히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방부의 입장은 달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현재 판단으로는 병역 특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글었다. 다만 "그들의 활동 기간들을 고려해서 연기 정도는 검토를 같이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외에도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한류 전파와 국위선양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며 "이들에 대한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종철 정의당 의원은 "방탄소년단의 팬인 '아미'의 일원으로서 노 의원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방탄소년단 멤버 본인들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혔으며 또한 다른 청년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제기되어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형 모병제 논의를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병역특례는 수차례 제기돼 왔다. 해외 차트에서 선전할 때마다 K팝 한류의 번영을 위해 병역특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18년 빌모드 메인앨범 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뒤부터 화두로 떠올랐고, 최근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와 같은 의견이 또 다시 불거졌다.

순수문화인, 체육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늘 핵심이 됐다. 올림픽 등 운동 경기나 국제 콩쿠르 대회 등을 통해 혜택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며, 못지않게 국위선양을 하는 K팝스타나 톱 배우들에게도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K팝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이 전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고, 이 중심에 한류스타들이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대접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불만들이 나왔다.

지난해 한차례 기회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정부는 제9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에 한류로 국위를 선양한 대중음악 가수에게 병역 대체복무를 허용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 기조,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형평성 등을 고려해 대중문화 예술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전통음악은 콩쿠르도 있고 객관적 기준이 있는데 대중예술에는 그런 게 없다는 것도 정부의 변이 됐다. 또 대체복무가 영화 등 분야로 한없이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려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입장대로 빌보드는 세계 음악 순위가 아닌, 미국 위주의 차트다. 공인 차트는 아니다. 다양한 논란이 파생될 수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특정 대회나 콩쿠르 또는 차트에서 거둔 성과를 마일리지처럼 쌓아 병역 혜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대중음악 가수의 병역 문제를 대하는 의견은 분분했다. 한류를 이끄는 아이돌들이 군 복무로 기회를 잃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한류스타가 사기업인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논의 자체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한류스타들에게 정작 피해를 주고 있다며 불편함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나 정치권에서의 '방탄소년단 언급'이 이슈몰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작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여러 차례 당연히 병역은 이행하겠다고 말해왔다. 맏형으로 입대가 임박해 온 멤버 진은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며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답변을 한 바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