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75차 유엔(UN) 총회'에 특별연사로 나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23일 밤(한국시간) 유엔 웹TV와 대한민국 외교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우리의 내일은 어둡고, 괴롭고, 힘들지 모른다. 우리는 걷다가 넘어지고 엎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밤이 깊을수록 별빛은 더 빛난다"며 "삶은 계속될 거다. 우리 살아내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 도중 공개된 영상으로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보건안보 사안 논의를 위해 올해 대한민국 주도로 출범했다. 40여개 이상의 유엔 회원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 덴마크, 시에라리온, 카타르, 캐나다가 공동의장국으로 있다.

방탄소년단은 유엔 연설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 대표 연설자로 나서 줄곧 강조해 온 '나를 사랑하자'를 외친 바 있다.

두 번째 연설에서는 "다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RM은 "2년 전 저는 당신의 이름을 묻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상상했다.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 일산의 소년, 유엔 총회에 참석한 젊은이,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세계 시민으로 나와 우리 앞에 놓인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상상 속에 코로나19는 없었다"고 짚었다.

지민은 "월드 투어가 취소되고, 모든 계획이 어긋나고, 혼자가 됐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아도 별이 보이지 않았다"라며 "절망했다. 모든 것이 무너진 것만 같았다. 할 수 있는 건 창 밖을 내다보는 것뿐이었고, 갈 수 있는 곳은 내 방안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그때 내 동료들이 손을 잡아줬다. 함께 토닥이며,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슈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데뷔 후 처음으로 '일상'이 찾아왔다고 했다. 슈가는 "원했던 건 아니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넓었던 세계가 순식간에 좁아지는 건 굉장히 익숙한 경험"이라고 했다. "월드 투어를 하면서, 화려한 조명과 팬분들 환호 속에 있다가 밤에 방으로 돌아오면 내 세계는 겨우 몇 평짜리 좁은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좁은 방 안이었지만 나와 우리의 세계는 넓게 펼쳐져 있었다. 악기와 스마트폰, 그리고 팬들이 그 세상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뷔는 "이번엔 예전과 달리 더 외롭고, 좁게 느껴졌다"고 했다. 고민 끝 그는 "아마도, 상상하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의 상황에 많이 답답하고 우울해졌지만, 메모를 하고, 노래를 만들며, 나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지', '멋진 사람은 이렇게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라고 했다.

제이홉은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일곱 멤버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라며 "그렇게 시작한 음악이기에 모든 것에 솔직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정해진 답도 없다. 저 또한 방향만 있고 뚜렷한 방식은 없는 상태에서, 저와 우리를 믿으며 최선을 다하고 순간을 즐기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진은 "우리의 음악과 함께, 사랑하는 멤버들과 가족, 친구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았다"고 봤다. 그는 "미래에 대한 걱정, 끊임없는 노력,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격려해주고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일수록 항상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라며 자신들이 지난 3년간 이야기해온 '러브 마이셀프'를 다시 한 번 외쳤다.

이와 함께 새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 속 가사 '아임 다이아몬드, 유 노우 아이 글로우 업(I'm diamond, you know I glow up)'도 언급했다.

정국은 모두 함께 작업하던 어느날 밤 RM이 "별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정국은 그는 "그때 내게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보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했다. 또 정국은 "불확실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사실 변한 건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우린 그러길 원하고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다시 등장한 RM은 막막할 때마다 "정국이의 말처럼 유리창에 비친 나의 얼굴을 떠올린다"고 했다. 더불어 2년 자신이 유엔 연설에서 했던 말도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를 재차 강조했다. RM은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얼굴을 잊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때"라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RM은 "같이 가는 길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달빛에 의지하고 달빛마저 없다면, 서로의 얼굴을 불빛 삼아 나아가 보자"라며 "그리고 다시 상상해 보자. 힘들고 지친 우리가 또다시 꿈꿀 수 있기를. 좁아졌던 내 세상이 다시 드넓게 펼쳐지는 미래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언제나 깜깜한 밤이고 혼자인 것 같겠지만,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해당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