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노라조 [인터뷰]그룹 노라조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보부상 복장을 입은 두 사람은 박스로 커다란 만든 봇짐까지 메고 있었다. 여러차례 명절 맞이 한복 인터뷰를 진행해봤지만, 이런 그룹은 처음이었다.

"얼핏 보면 홍길동 같겠지만, 저희의 이번 콘셉트는 보부상입니다. 저희가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모아놨던 행복과 좋은 기운을 여러분께 나눠드리기 위해서 보부상 콘셉트를 잡아봤어요. 저희가 봇짐에 복을 가득 담아왔거든요. 올해 행복 많이 받으시라고 준비해봤어요."

보부상 콘셉트의 의미도 완벽했다. 역시 '콘셉트의 제왕'다운 면모였다. 삼각김밥 모양의 머리, 딱 달라붙는 슈퍼맨 복장, 민머리에 양쪽으로 늘어진 수염, 사이다 캔을 올린 헤어스타일 등 노라조는 그간 특이한 의상 콘셉트로 사랑받아왔다.

지난해 8월 새 멤버 원흠이 합류하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노라조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독특함과 유쾌함으로 돌아왔다. 최근 발매한 '사이다'를 통해 노라조만의 독특한 색깔에 잘 녹아든 원흠은 "형(조빈) 위주로 망가진다. 형이 나를 많이 지켜주려고 한다. 망가지는 건 형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원흠은 애초부터 독특한 콘셉트에 녹아들 준비가 돼있었다. 조빈은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걸 소화해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건 다른 문제다. 내가 처음에 '너도 이상한 걸 할 수 있는데'라고 말했을 때, '괜찮아요'라고 하던 친구"라며 원흠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특히 조빈은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걸을 수 있는 친구"라며 원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원흠 또한 조빈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콘셉트를 떠나 음악적인 교류가 충분했다. 원흠은 "처음에는 형이 대단히 특이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화로 음악 이야기를 해보니까 정말 내공이 있는 가수,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형이 내 음악적인 멘토가 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조빈과 함께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덕분에 중국에서 11년 간 활동했던 원흠은 한국으로 돌아와 새롭게 도전했다. 이미 이름을 알린 노라조라는 그룹에 합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고, 긴 시간 동안 중국에서 이뤄놓은 것들을 놓아버리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원흠은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라조를 선택했다.


여전히 원흠과 조빈은 완벽한 '노라조 2기'를 만들기 위해 합을 맞춰가는 중이다. 캐릭터가 강한 그룹인 만큼, 원흠만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조빈은 "원흠이 독자적인 활동도 하게 될 텐데, 둘 다 각자의 영역이 생겨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흠은 노라조에 적응하기 위해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자신과는 창법, 스타일이 다른 노라조의 기존 노래들을 완벽하게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 원흠은 "처음에는 무조건 맞추려고만 했다. 그런데 형이 편한대로 하라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며 조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조빈은 "부담이 있었을텐데 열심히 소화해줬다. 아무래도 역량이 있는 친구다 보니까 잘 해줬다"며 원흠을 칭찬했다.

6개월 간 호흡을 맞춰본 지금, 두 사람 모두 서로에 대한 만족감은 100%다. 원흠은 조빈에게 변화의 싹을 심어줬다. 조빈은 "처음엔 무대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리니까 어색하기도 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원흠이 합류하면서 노라조 음악이 젊어진 느낌이 난다. 전체적인 톤도 밝아져서 더 재미있는 걸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조빈은 원흠에게 꿈을 좇을 수 있는 기회가 돼줬다. 원흠은 "중국에서는 프로듀서로서 더 많이 활동했었지만, 난 늘 플레이어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며 노라조 활동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지난 2005년 처음 결성된 노라조는 벌써 15년차 듀오가 됐다. '슈퍼맨'이라는 히트곡이 나오기 전까지는 소속사 대표가 '이번에도 안 되면 계약서를 찢어줄테니 떠나라'고 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 기존 멤버가 떠나고 새 멤버를 영입하는 큰 변화의 시기도 현명하게 보내고 있다.

이러한 굴곡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늘 새로운 노래, 새로운 볼거리로 대중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노라조의 마음가짐이다. 노라조는 "황금돼지해에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믿음직스러운 새해 인사를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