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이달 초 46억짜리 건물의 주인인 가수 아이유에게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사업의 수혜자라는 말이 흘러나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유가 취할 수 있는 시세차익이 23억으로 추정된다는 부동산 전문가의 말까지 보도되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투기와 투자 중 진실은 무엇일까.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에 위치한 해당 건물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됐고, 여러 정황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유가 직접 나서 투기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는 해당 건물을 직접 찾고, 주변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아이유의 시세차익 23억의 진실에 대해 물었다.


아이유가 46억에 산 건물+토지, 이미 '핫'한 그 곳

아이유의 건물이 위치한 곳은 현재 개발제한구역이다. 큰 도로로 연결되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 마을 초입에는 두 개의 음식점이 있었고, 이를 지나니 풀만 무성한 땅들이 골목 양 옆으로 위치해 있었다. 2~3분 가량 걸어들어가고 나서야 건물 몇 채가 자리한 전원주택 단지를 만났다. 그 사이에 아이유의 건물이 위치해있었다. 대지면적은 692㎡,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였다. 건물 중간에는 넓은 테라스도 있었고, 분재 몇 그루가 자리해있었다.

해당 건물은 건축한 지 14년이 됐다. 아이유가 매매할 당시, 이미 건물의 가치는 감가상각이 돼 0원이었다. 아이유는 200평 토지만을 46억을 주고 매매한 셈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개발제한구역의 땅을,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둘 것 같지 않은 땅을, 아이유는 왜 46억이나 주고 매입했을까. 이러한 의문을 품는 이들은 투기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 A씨와 B씨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두 사람은 "46억원의 거래가가 이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과천동의 이 조용하고 작은 동네는 알 만한 사람은 알 만한 동네라는 것. 산과 농지로 둘러싸인 데다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지만, 서울 웬만한 곳만큼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실제 2018년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360만1천원이다.

A씨는 "이 지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개발 호재지역으로 꼽혔기 때문에 시세는 꾸준히 올랐다"고 말했다. 더불어 A씨는 아이유가 매입한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임에도 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 "아이유의 땅은 개발제한구역 중에서도 특별한 땅이다. 개발제한구역 중 일반농지와는 달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근 일반농지의 공시지가는 아이유의 토지보다 약 100만원 가량 낮다. 게다가 A씨와 B씨 모두 아이유의 건물과 토지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당장 시세가 오른 것은 아니지만, 오를 수밖에 없는 곳"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가지고 있으면 좋은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세차익 23억? 말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 하는 이유

약 1년 만에 23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는 건 사실일까. A씨와 B씨는 "시세는 오르지 않았다. 23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B씨는 "가격이 오르려면 아직 한참 남은 곳"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확정된 곳도 아니므로, 갑작스럽게 이 지역이 발전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왜 아이유는 투기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 했을까. 이 곳으로부터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정부과천청사역에 경기도 양주부터 서울 삼성동을 지나 수원으로 이어지는 GTX-C노선이 들어서는 것이 확정됐기 때문. 특히 GTX-C노선은 과거 이용수요 확보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돼, 추진이 보류됐던 노선이다. GTX-C노선은 아이유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고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확정됐다.

이 대목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B씨의 말에 따르면 해당 토지는 매물로 나온 지 최소 3년도 넘도록 한참동안 거래가 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인근 지역에 거래된 건물은 없다. 그런 지역의 땅과 건물을 아이유가 매입을 했고, 매입을 한 지 10개월 만에 GTX-C노선이 확정된 것. 일각에서는 우연이라기엔 기가 막힌 타이밍이라며 내부 정보 획득에 관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아이유의 해명 "실사용 목적·매매계획 無"

논란이 불거진 직후 아이유 측은 "해당 건물은 현재까지 아이유의 개인 작업실, 아이유 어머니의 사무실, 창고 등의 실사용 목적으로 매입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이유 본인이 아끼는 후배 뮤지션들을 지원하기 위해 무상으로 작업실로도 제공되고 있다"며 건물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투기가 아니라 실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토지와 건물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엠 관계자는 "아이유의 어머니가 실제로 해당 건물로 출퇴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의 어머니는 쥬얼리 사업을 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관계자는 "실제로 아이유가 아끼는 후배 뮤지션들이 이 건물에서 연습을 하고,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후배 뮤지션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이유는 완전히 투기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증명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매매계획이 없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봐야 입증될 수 있고, "부당한 정보획득은 사실이 아니다"는 말은 냉정히 말해 아직 주장이다. 투기와 투자는 한끗 차이라고 했던가. 둘을 완벽하게 구분짓기는 어려운 만큼, '아이유가 투자한' 땅과 건물에 투기 의혹의 불씨는 여전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DB, 카카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