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광기가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잖아요. 그게 힘들어도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곳에 뛰어들었거든요. 저희도 모르게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갔던 것 같아요." 가수 드렁큰타이거가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마지막 앨범 작업 과정 동안 타이거JK는 오히려 초심을 되새겼다.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정규 10집 앨범 '엑스: 리버쓰 오브 타이거JK(X: Rebirth of Tiger JK, 이하 '엑스')'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렸다. 진행은 데프콘이 맡았다.

이날 타이거JK는 데뷔곡 '난 널 원해'를 래퍼 비지와 함께 부르며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는 "데뷔할 때는 거리를 다니며 불렀던 노래다. 그런데 이 노래를 드렁큰타이거 마지막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부르니까 의미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999년 타이거JK와 DJ샤인이 꾸린 드렁큰타이거는 2005년 DJ샤인이 탈퇴하면서 타이거JK의 1인 그룹이 됐다. 당시 6집 '1945 해방'으로 돌아온 타이거JK의 드렁큰타이거는 계속해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는 타임캡슐에 그대로 넣어놔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며 "이제는 제가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드렁큰타이거 활동 종료를 마음먹게 된 계기를 밝혔다.


'엑스'는 10번 째라는 의미이자, 미스터리, 무한대, 곱하기, 후속편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표현이다.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앨범인 만큼, 무려 30곡이 수록된다. 작업 과정도 1년 6개월이나 소요됐다.

'엑스'는 2장의 CD로 나뉜다. 한 장의 CD에는 특유의 붐뱁 장르의 곡들로 가득 찼고, 다른 한 장에는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확장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타이거JK는 "팬들한테 소장 가치가 있는 CD를 드리고 싶었다. 아이돌 가수들이 하는 걸 공부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타이거JK와 오랜 기간 호흡해온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곡으로 그만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나는 붐뱁 사운드가 돋보인다. '결국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이면 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엑스'는 일찍이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이 공개되며 이목을 끌었다. 그룹 방탄소년단 RM, 세븐틴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가리온 메타, 슈퍼비, 면도, QM, 테이크원, 김종국,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드렁큰타이거는 드렁큰타이거로 남겨둬야겠다"는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의 활동 종료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2018년이 마지막인 게 맞는 것 같다. 트렌드가 너무 많이 바뀐 세상"이라며 타이거JK로서의 또 다른 시작을 기대케 했다.

데뷔 20년만에 드렁큰타이거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타이거JK는 "앞으로 활동 계획은 라디오, 인터뷰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신인 때 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역주행이라고도 하시지만, 그런 역주행을 마라톤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향후 활동을 예고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