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계엄 후폭풍,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공연계도 관객 유치에 힘을 쏟는다. 완성도 높은 다양한 작품이 포진한 가운데, 관객들이 풍성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도록 각종 이벤트가 진행된다. 추석 특수가 공연계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 대극장도 할인 공세, 아바의 음악·초록마녀와의 만남

국내 뮤지컬계 불굴의 스테디셀러 '맘마미아'가 무대 위에 돌아왔다.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엮은 흥겨운 넘버와 그리스의 낭만적인 휴양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뮤지컬로, 최정원 신영숙 홍지민 박준면 루나 송일국 김정민 등이 출연한다. 아바의 히트곡 '댄싱퀸'과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제작사는 3인 이상 예매 시 15% 할인 등의 혜택을 내걸며 관객 유치에 나섰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이다.

11월 영화 '위키드: 포 굿' 개막을 앞두고 '위키드' 내한 공연을 무대 위에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사실 서쪽 마녀는 원래 악하지 않았다'라는 상상을 덧대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펼친 작품이다.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오리지널 투어 팀의 공연이 영화 이상의 감동을 전할 것이다. '위키드'는 연휴를 맞아 5일부터 9일까지 공연을 예매할 시 10%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오는 26일 서울 공연 종료를 앞두고 무대에서 배우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이벤트도 10월 내내 진행된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 마리 퀴리 일대기→영조·사도세자 부자 이야기까지, 중극장도 추석 특수 정조준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사건, 임오화변을 모티프로 만든 창작 뮤지컬 '쉐도우'도 추석 맞이 관객 유치에 나선다. 조선 역사 속 가장 비극적인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시간 여행과 록 음악으로 풀어내 펜타곤 진호, 신은총 조용휘 한지상 박민성 김찬호 등이 출연한다.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 간 공연장 현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추석 연휴 가족 할인 50%가 적용되며, 온라인 예매로도 유사한 할인율이 적용된다. 또한 일부 회차에는 관객들이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싱어롱 데이' 이벤트가 마련된다.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쉐도우', '마리 퀴리'

과학자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의 실제 삶에 상상력을 더한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도 폐막을 앞두고 추석 관객 몰이에 나선다. 신비로운 초록빛을 내뿜는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와, 그 라듐을 이용해 야광 시계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여성 직공 '라듐 걸스'를 무대 위에서 마주하게 해 고뇌하고 결단하는 마리 퀴리의 모습을 그렸다. 추석 기간 공연에 대한 타임세일을 진행해 전석 40% 할인에 나섰다. 김소향 박혜나 이봄소리 테이 등이 출연하며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 "할인이 능사는 아니지만" 관객 유치 절실한 공연계

타임세일을 내걸고 연휴 기간에만 반짝 모객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흥행에 도움이 될까. 실제로 1000석 규모의 중극장에서 공연 중인 A 뮤지컬의 경우, 타임세일 이전 객석의 티켓 판매량이 전체 좌석의 절반 이하였던 것에 비해 연휴 기간 할인이 적용되는 공연의 경우 VIP석 130석, R석이 60석가량 더 많이 판매되는 등 전체 객석의 80% 이상이 예매 완료가 된 상황이다. 1800석 규모의 대극장 B 뮤지컬의 경우에도 기존 평일 공연과 연휴 기간 공연을 단순 비교해 보니 회당 VIP석 100석, R석 50석가량 판매량 차이가 났다.

공연 기획사 관계자 C씨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명 공연들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어려운 것이 올해 공연계였다"라며 "과도한 할인을 적용해 관객들을 유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전체적으로 경색된 공연 시장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또한 관람객 증가가 작품에 대한 새로운 입소문으로 퍼지는 등 긍정적인 추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D씨는 "문체부가 영화 할인쿠폰을 배포해 영화관 관객 수가 껑충 뛰었고, 최근 선착순 발급 완료된 1만 원 공연 할인 쿠폰도 공연계에는 도움이 됐다. 추석 연휴에 진행되는 각종 할인도 공연계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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