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더 시즌즈' 여덟 번째 시즌인 '10CM의 쓰담쓰담'이 첫 출발에 나섰다. 생애 처음으로 MC에 도전한다는 싱어송라이터 십센치(10CM)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꼼꼼하게 차근차근 녹화를 진행해 나갔다.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게스트들의 입담에 기대, 관객들의 따뜻한 호응에 기대 실시간으로 성장해 나가는 MC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10CM의 쓰담쓰담'(이하 '쓰담쓰담') 첫 녹화가 진행됐다.

'더 시즌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뒤를 이어 KBS의 심야 음악방송 30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KBS 역사상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해 2023년 박재범을 시작으로 잔나비의 최정훈을 비롯해 악뮤 이효리 지코 이영지 박보검이 뒤를 이어가며 분기 별로 진행을 맡아 왔다. 십센치는 여덟 번째 시즌을 이끌게 됐다.

십센치는 섬세한 보컬과 담백한 가사로 특유의 감성을 자랑하는 음악 스타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시절부터 지금까지 게스트로서 최다 출연 기록을 세우기도. 그런 십센치의 MC 도전에 KBS 공개홀은 그를 응원하기 위한 팬들로 가득 찼다. 삼삼오오 모인 팬들은 '10CM'라고 적힌 파란 슬로건을 들고 객석에서 환호를 보냈다.

진행자가 바뀌었음에도 지난 2년 간 쌓아온 '더 시즌즈'의 포맷은 그대로 유지됐다. 멜로망스 정동환이 마스터로 있는 밴드, 정마에와 쿵치타치가 라이브 연주를 하며 현장감을 더했고 게스트들은 라이브로 노래를 선보이며 십센치의 MC 데뷔를 축하했다.

'더 시즌즈'는 특히 MC에 따라 게스트가 좌지우지돼 프로그램의 색깔이 정해지는 경향이 크다. 이날 '쓰담쓰담' 첫 방송 게스트로는 악뮤 이찬혁, 이석훈 고영배, 송은이, 에픽하이가 출연했다. 모두 십센치와 친분이 있거나 '더 시즌즈'와의 인연이 깊었다. 십센치는 "나는 정말 애송이 MC다. 질문을 받기만 하던 사람이다. 게스트 분들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의지가 되는지 모른다"라며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KBS2 더 시즌즈, 10CM의 쓰담쓰담, 악뮤 이찬혁

첫 타자로 나선 악뮤 이찬혁은 자신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섰던 자신의 밴드, 코러스 세션과 함께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흰 상의에 흰 나팔바지지,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이찬혁은 '멸종위기사랑'을 부르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역대 '더 시즌즈' 진행자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그간 다져온 토크 실력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했다. 함께 진행을 맡았던 악뮤 이수현도 깜짝 방문, 객석에서 손을 흔들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찬혁은 '박재범의 드라이브' 1회 게스트, '이효리의 레드카펫' 1회 첫 게스트에 이어 '쓰담쓰담'에 출격했다며 "내가 1회에 나오면 프로그램이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라고 십센치를 응원했다. 이찬혁은 "사실 진행을 하기는 했지만 동생이 주로 말을 했고 나는 '깔깔이' 담당이었다. 움직이다가 넘어지고 이런 게 다 의도한 것"이라고 농담하며 "MC는 몸을 아끼면 안된다. 무릎을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즉석에서 객석을 향해 무릎을 꿇고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찬혁은 "'쓰담쓰담'이 교감과 사랑이 오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며 십센치 '안아줘요'를 편곡해 부르며 권정열은 물론 밴드 세션들과도 즉석에서 포옹을 이어나가 웃음을 자아냈다.

KBS2 더 시즌즈, 10CM의 쓰담쓰담, 이석훈 고영배 십센치

두 번째 게스트는 십센치의 절친인 이석훈과 고영배였다. 이석훈은 최근 발표한 신곡 '어른이 됐고'를 열창했고, 고영배는 '쓰담쓰담' 첫 방송을 축하하는 인간 화환이 돼 리본을 목에 달고 깜짝 등장해 폭소를 자아냈다. 십센치와 17년 지기인 이석훈은 "십센치 팬분들은 당연히 저희가 나올 거라 예상하실 것 같아서 첫 회는 오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응원을 하기 위해 한달음에 왔다"라고 말했다. 고영배 또한 두 사람과 끊임없이 티키타카를 주고 받았고 '찐친'들의 서로를 물어 뜯는 토크가 펼쳐져 웃음을 더했다. 이들은 즉석에서 각자의 이름을 딴 '십석배' 유닛을 결성, 안재욱 '친구'를 열창하며 진한 우정을 뽐냈다.

송은이 또한 십센치와의 친분으로 '쓰담쓰담' 무대에 섰다. 송은이는 "내가 아는 권정열 씨는 센스가 좋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라며 그의 MC 도전을 격려했고 "이제 곧 그 재능이 개봉될거다. 노래는 십센치고 진행은 십센스가 될 거다"라고 농담했다. 이들은 송은이가 그간 솔로로서, 또 셀럽파이브, 더블브이, 투송플레이스 등 특별한 유닛으로서 쌓아온 음악 세계에 대한 토크를 이어나갔다. 송은이는 주우재가 불러 장안의 화제가 됐던 십센치 '너에게 닿기를' 챌린지에 도전하는 한편, "'한 번만 더'를 외치게 되는, 앙코르처럼 계속되는 '쓰담쓰담'이 되기를 기원한다"라며 박성신 '한번만 더'를 열창했다.

KBS2 더 시즌즈, 10CM의 쓰담쓰담, 송은이

KBS2 더 시즌즈, 10CM의 쓰담쓰담, 에픽하이

마지막 게스트로는 에픽하이가 등장해 녹화장을 열기로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 에픽하이 콘서트에 십센치가 게스트로 섰던 것에 보답을 하기 위한 출연이었다. 십센치는 "에픽하이가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는데도 출연을 해주셨다"라며 허리를 숙여 감사를 전했고, 타블로는 "다른 사람이면 안 나왔다. 홍보할 곡도 없고, 우리 팬들조차 왜 나왔냐며 황당해 할거다. 진짜 십센치 때문에 왔다"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1년 차이 선후배인 이들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호응했고, 권정열은 과거 무산됐던 타블로와의 피처링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에픽하이와 함께 하고 싶은 곡이 있다"라며 신곡 '콤플렉스'를 깜짝 발표했다. 직접 기타를 치며 라이브를 들려준 십센치에게 에픽하이도 긍정적으로 화답했고, "첫 회, 시청률 1위를 하라는 마음을 담았다"라며 '원(One)'을 열창했다.

십센치는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할 줄은 몰랐다.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라고 토로했다."콘서트보다 두 배는 힘든 것 같다. 걱정을 정말 많이 하고 긴장했는데, 몸은 지쳤지만 재미있었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팬들은 따뜻한 박수로 십센치를 격려했고, "쓰담쓰담"을 외치며 클로징 멘트를 함께했다. 십센치는 첫 회인 만큼 자신의 노래인 '지금 우리 사이는' '폰서트'를 노래해 관객들에게 선물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