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은 "'로기완' = 삶의 냄새 느껴진 작품이자 새로운 도전" [인터뷰]
2024. 03.15(금)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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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기자] 최성은은 '로기완'의 매력을 삶의 냄새라고 표현했다. 골목길 구석 같은 칙칙하고 음울한 가운데서 느껴진 삶의 향 사이,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었다고. 그는 마약과 불어, 사격까지 새로운 연기로 도전하며 필모를 단단히 다져가고 있었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최성은은 극 중 벨기에 국적의 사격 선수 마리를 연기했다.

이날 최성은은 '로기완'에 대한 아쉬움이 섞인 반응에 의연하게 대응했다. 극 중 로기완과 갑작스러운 사랑에 대해서 그는 "왜 여기서 사랑에 빠지지? 같은 의문은 들지 않았다. 인간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최성은은 '로기완'의 마리에 대해 의문을 갖고 접근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마리의 어떤 부분에선 이해가 안 됐지만, 점점 배경을 생각하며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마리는 사격 선수에 벨기에 국적을 지녔다는 설정이다. 그렇기에 사격과 불어라는 숙제까지 주어졌다. 그는 "사격은 괜찮았다. 그런데 불어가 정말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헝가리에서 촬영을 했던 과거를 떠올리던 그는 "불어 선생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힘들었지만 헝가리에 있던 건 좋은 기억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영어가 못해 아쉬웠다며, 해외 프로젝트에 욕심이 생겼음을 넌지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작품을 관람한 관객이기도 했다. 최성은은 "조금 더 스무스하게 연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마리의 다른 개인적 이야기가 더 나온다던지, 둘의 관계가 더 단계가 있었다던지 그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배우의 개인적 의견으로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작품 전체로 봤을 때 납득이 가능했다"라며 감상평을 전하기도 했다.

'로기완'을 통해 최성은이 보여주고 싶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는 "보여주려고 하진 않았다. 다만 이 인물과 작품을 잘 만들고 싶었다"라는 당시 정해놨던 자신만의 목적을 밝혔다. 최성은은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자신의 연기에 쉽게 만족할 순 없다. 제 성격상 더 그런 것 같다"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작업과정에서 제일 행복했던 현장이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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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전했다. 두 사람은 나이차이가 어느 정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성은은 송중기를 '오빠'라고 칭했다. 그는 "말을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 또한 편하게 대했다"라며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연기적으로 선배 송중기에게 조언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 "마리는 담담하지만 슬픔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그렇다. 대본에는 원래 우는 것으로 쓰여있었지만, 조언을 받고 담담히 슬픔을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마리를 연기하며 극한의 방황을 경험한 최성은은 처음에는 마리를 이해하지 못했단다. 그는 "처음엔 아빠한테 왜 이리 화가 났지? 싶었다"라고 했지만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사실은 자기 자신을 향한 분노였을 것이다. 책임을 아버지에게 전가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다"라고 생각했단다.

최성은은 극 중 로기완과 마리가 서로에게 끌린 이유에 대해서도 이유를 덧붙였다. 그는 "이방인으로서의 감정을 둘 다 느끼고 둘 다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라며 "둘 다 엄마라는 존재로 뭉쳐졌을 것이다. 서로가 불쌍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안쓰럽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정리를 하자면 그랬던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송중기와의 베드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성은은 "편집본엔 더 아름답게 담겼다. 촬영본에선 좀 더 격렬한 듯한 느낌이 있었다"라며 "안 해 본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을지언정,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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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지만 주연급으로 영화신에 자주 출연 중인 최성은은 데뷔작 영화 '시동'에선 빨간 머리로 등장했고, 넷플릭스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에선 몽환적 이미지로 등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프라이드보단 부담이 크다. '시동'이란 작품을 통해 그런 흐름들로 걸어가고 있다. 매 순간 검열하고 있지만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주연급 배우의 책임감도 가지고 있었다. 최성은은 어떤 타이틀을 맡고 있냐에 따라 책임감의 비율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사실 당연하게 느끼는 것 같다"며 "그게 중기 선배만큼 제가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제가 앞으로 작업을 하면서 마음으로 와닿지 않을까 싶다. 몸으로 책임감이 느껴지기보다는 내 몫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라고 말했다.

단단해 보이는 외면 속 부드러운 내면도 갖춘 최성은이다. 그는 마리에게 쓴 관객의 편지를 보고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최성은은 이에 대해 "마음이 말랑말랑했던 시기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스크린 속 인물에게 한 자 한 자 적어줬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적혀 있는 말들이 뭔가 저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와닿았던 것 같다.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어서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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