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인턴기자]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는 '해설 대가'의 포스를 입증했다.

지난 21일 이영표 위원은 남현종 캐스터와 함께 한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조별리그 2차전 태국전'을 KBS2에서 현지 단독 생중계했다.

이날 경기 역시 1차전 쿠웨이트전에 이어 4 대 0 대승으로 끝났지만, 선수들은 이영표 위원이 계속 주문한 '일관성 있는 경기'를 위해 집중력을 놓지 않고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그중 이영표 위원은 대표팀 중앙 수비수 박진섭이 옐로카드를 의도적으로 받은 상황을 정확히 짚어냈다.

후반전에선 박진섭이 코너킥 키커로 나서서도 공을 차지 않고 머뭇거리다가 옐로카드를 받는 장면이 나왔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쿠웨이트전에서 이미 옐로카드 1장을 받은 박진섭은 대회 중 옐로카드 2장이 되면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없다는 규정을 이용했다. 옐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인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을 건너뛰고 토너먼트 출전을 내다보는 판단을 한 것이다.

전반 추가시간에 이영표 위원은 이를 예측했다. 그는 "4 대 0의 여유가 있다면, 박진섭이 갖고 있는 카드 한 장은 우리에게 '털고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박진섭은 마치 이영표 위원의 말을 들은 듯이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2번을 '털고 가는' 선택을 했다. 남현종 캐스터는 "황선홍 감독은 다 계획이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이에 이영표 위원은 "이제부터는 옐로카드를 안 받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토너먼트에 가면 카드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라며 황선홍 감독과 박진섭의 마음을 읽었다.

이밖에도 이영표 위원은 이날 '4 대 0' 상황에도 "괜찮은 스코어지만, 기왕이면 한 골 더 넣었으면 좋겠다"라며 배고픈 모습을 보였다. 또 "1, 2차전에서 13골이 나왔음에도 황선홍 감독은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다"라며 황 감독에게 동감하기도 했다.

태국과의 2차전에서 4 대 0으로 승리한 한국은 3차전 바레인전 결과와 상관없이 E조 1위를 확정했다. 이영표 위원은 24일에도 저녁 7시 50분부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바레인전 현장 생중계에 나선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인턴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