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결국 김태호PD, 나영석PD 양강 구도인 걸까. 나PD의 '서진이네'가 화제성 랭킹을 장악 중인 가운데, 김PD의 새 프로그램 '지구마불 세계여행'도 1회만으로 누적 300만 뷰를 달성하며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나영석PD와 김태호PD가 처음 라이벌리를 형성한 건 약 16년 전으로 돌아간다. 김PD의 MBC '무한도전'과 나PD의 KBS2 '1박 2일'이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에 접어들며 묘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 편성된 요일은 달랐으나 양측 모두 팬층이 두터웠던 만큼 치열한 신경전이 오갔다. 둘 중 어떤 프로그램이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이었는지에 대한 토론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나PD와 김PD의 경쟁 구도도 여전하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대한민국 예능을 이끄는 게 여전히 이 두 PD라는 데에는 어떠한 이견이 없다. 오히려 국내 예능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더 막대해졌다.


먼저 나PD는 '꽃보다' '신서유기' 시리즈를 통해 여행 예능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 것은 물론, 5분 편성 예능과 옵니버스형 예능, 유튜브 전용 웹예능 등 새롭고 획기적인 시스템에 쉼 없이 도전하며 K-예능을 한국을 넘어 세계에도 알리고 있는 중이다.

가장 최신작 '서진이네'와 '그림 형제'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서진이네'는 윤여정이 주인으로 활약하는 '윤식당'을 살짝 비튼 프로그램으로, 이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서진이 해외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서진이네'는 비드라마 검색 이슈 키워드 1위, 출연자 및 TV화제성 3위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채널 십오야'를 통해 공개 중인 '그림 형제' 역시 마찬가지다. 웹툰작가 이말년과 주호민이 시민들과 그림 퀴즈를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다소 익숙지 않은 콘셉트를 다루고 있음에도 1회 100만 뷰, 2회 60만 뷰를 달성했다. 특히 2회 조회수는 공개 3일 만에 기록한 것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김PD의 경우 '무한도전'을 무려 12년간, '놀면 뭐하니?'를 3년간 책임지느라 나PD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발 빠르게 새 플랫폼에 적응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김PD는 콘텐츠 제작자를 넘어 제작사 총괄 프로듀서로도 활약하고 있다. TEO는 김PD가 MBC를 퇴사하고 새롭게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로, 1년 만에 무서울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첫 콘텐츠 '서울체크인'부터 대성공을 거두더니 '캐나다 체크인'까지 연달아 히트시키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엔 '대탈출' 정종연PD와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PD를 영입하며 순식간에 몸을 불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TEO가 현재 공개하고 있거나, 론칭을 준비 중인 라인업 역시 든든하다. 먼저 김PD의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ENA 채널 특성상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풀 영상은 종합 300만 뷰(곽튜브 108만, 빠니보틀 96만, 원지 90만)에 육박하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고편만으로 수십만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추측해 볼 수 있다. 뒤를 이어선 이PD의 '혜미리예채파'와 정PD의 '데블스 플랜'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효리,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가 출연하는 '댄스가수 유랑단'(연출 김태호)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이렇듯 김PD와 나PD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도태되기보단 계속해 발전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며 플랫폼이 바뀌는 동안에도 여전히 정상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 한국 예능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건강한 경쟁을 벌일 두 PD가 한국 예능계에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tvN, T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