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더할 나위 없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일타 스캔들'이 전도연 정경호의 길거리 키스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5일 tvN 새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 16회(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행선 최치열이 그간의 사건과 고난들을 이겨내고 쌍방 프러포즈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을 눈앞에 둔 두 사람은 더 이상의 스캔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스스럼없이 손을 잡고 키스하며 사랑을 약속했다.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사랑과 안정을 찾으며 해피엔딩을 맺었다. 남행선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조카 남해이(노윤서)는 친모 남행자(배해선)가 마음을 고쳐 먹고 일본으로 떠난 뒤 한국에 남아 성공적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검정고시 끝에 함께 합격한 이선재(이채민)와는 결국 연인이 됐다. 또한 남재우(오의식) 김영주(이봉련) 커플은 아이를 가져 결혼식을 앞두게 됐다. 대학에 합격한 방수아(강나언)와 재수를 하게 된 서건후(이민재)도 다시 만나 '썸'을 암시했다.

자식들의 입시를 위해 그릇된 선택을 하던 어머니들도 평화를 찾았다. 단지 엄마(황보라)는 여전히 동네 소문에 관심 많은 활발한 모습으로 그려졌고, 수아 엄마(김선영)는 딸의 입시 서포트 경험을 살려 더 프라이드 학원의 상담 실장이 됐다. 선재 엄마(장영남)는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고, 큰 아들 이희재(김태정)와의 관계를 회복했다.

tvN 일타 스캔들

이처럼 모두가 사랑을 하며 아름다운 결말을 맞았지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만은 않았다. 방영 초반 주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과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로 인해 사랑받았던 '일타 스캔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스토리가 산을 탄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치열 남행선의 로맨스물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입시 지옥에 빠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비극을 조명하려 했고, 이의 일환으로 극의 또 다른 중심 줄거리인 일명 '쇠구슬 사건'이 펼쳐지면서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펼치게 됐다. 최치열의 측근 비서인 지동희(신재하)가 과거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의 동생이었고, 그를 스토킹 하며 주변 인물들을 죽여왔다는 설정이 공개되면서 시청자 반응은 양분됐다.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과정에서 지동희의 서사가 개연성 없이 펼쳐지고, 최치열에게 범행 전말을 들킨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갑작스럽게 캐릭터가 증발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의 죽음 이후 최치열의 충격이 어땠는지, 주변 사람들의 여파는 어떠했는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웃고 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위화감을 자아냈다.

tvN 일타 스캔들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한 남해이 친모 서사도 의문을 자아내긴 마찬가지였다. 남행자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남해이가 또 한 번의 위기를 겪는 과정이 부자연스럽게 그려졌고, 남행자가 또 한 번 떠난 뒤 남행선, 남해이가 어떻게 다시 화해하고 엄마와 딸의 관계를 이어나가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여기에 더해 남재우와 김영주의 뜬금없는 러브라인, 불법으로 CCTV를 열람하고 최치열 남행선의 불륜 스캔들을 허위로 유포한 수아 엄마와 학교 시험지를 유출한 범죄를 저지른 선재 엄마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묘사되지 않은 채 입시 지옥을 빠져나온 학부모들이 행복을 되찾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펼쳐놔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욕심내 그리고 싶었던 이야기는 많았으나 일일이 매듭을 짓지 못해 극 전체의 완성도는 떨어졌다.

전개에 대한 모든 의문을 덮은 것은 배우들의 호연이었다. 드디어 '로코'를 만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사랑스러움을 발산한 전도연, '병약미' 남자 주인공 계보를 다시 쓰며 인간미 넘치는 연기를 펼친 정경호를 비롯해 오의식 노윤서 이봉련 신재하 등 톡톡 튀는 조연들의 활약과 앙상블 덕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