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극장가 부진이 계속되던 때이지만 오직 작품성만으로 인정받고 입소문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무려 21일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내며 저력을 보여준 영화 '올빼미'다.

최근 영화계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5월 '범죄도시2'부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탑건: 매버릭' '마녀2'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한산: 용의 출현' '헌트' 9월 '공조2: 인터내셔날'까지 연달아 성공을 거두며 코로나19가 씌운 어둠 속에서 벗어나나 싶었으나 10월부터 다시금 부진이 이어진 것.

평균 1000억 이상을 기록하던 총 매출액은 615억까지 추락했고, 총 관객수는 단 62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공조2: 인터내셔날' 단 한 편이 기록한 698만 명보다도 낮은 성적이다. 지금껏 흥행 불패 신화를 보여줬던 DC의 '블랙 아담'과 마블의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하락세를 깰 것이라 예상됐지만 이마저 처참한 흥행 성적을 거두며 영화관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의 시름은 깊어져 갔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선보이기엔 리스크가 크고, 그렇다고 이미 여러 차례 미룬 작품을 차일피일 연기할 수도 없었기 때문. 결국 완성도로 인정받고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길 바라야 할 뿐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3일 개봉한 '올빼미'(감독 안태진·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등장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냈다. 2주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있던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꺾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19일 연속 정상 자리를 수성하며 손익분기점을 가볍게 돌파한 것. '올빼미'의 압도적인 흥행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하는 날까지 계속됐고, 결국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2022년 최장 연속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올빼미'의 흥행 롱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단연 입소문이다. '독보적인 상상력과 완성도로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을 재해석해냈다'는 극찬을 받으며 관객들의 발길을 이끈 것이다. 실제로 '올빼미'는 11월 개봉한 관객수 톱10 영화 중 가장 높은 평점(8.71, 네이버 기준)을 기록 중에 있다.

주연 배우 류준열, 유해진의 열연도 인기에 한몫했다. 실제로 있었던 역사를 기반으로 한 팩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개연성과 연기다. 이미 대중이 알고 있는 사실을 살짝 비틀며 새로운 해석을 던지는 장르이기에 이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몰입도를 순식간에 무너트릴 수 있기 때문. 류준열과 유해진은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것답게 서로 강약을 알맞게 조절하며 조화로운 연기를 완성, 팽팽한 긴장감을 극 말미까지 이어가며 완성도 높은 대본에 힘을 더한다.

현재 '올빼미'는 '아바타: 물의 길'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어준 상태이지만, 여전히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관객들 사이에서 사극은 호불호 갈리는 장르임에도 불구,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입소문을 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올빼미'다. 과연 '올빼미'가 받을 최종 성적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올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