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마동석의 코미디 신작 '압꾸정'의 흥행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작비 회수도 어려운 상태다. 마동석의 '흥행 보증 수표' '천만 배우' 수식어가 민망해지는 순간이다.

그간 마동석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달아 대박을 기록하며 흥행 보증 수표로 거듭났다. '시동'(2019) '백두산'(2019) '이터널스'(2021)가 평균 487만 관객수를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흥행 성적을 보여준 바 있고, 지난 5월엔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범죄도시'가 그 주인공. '범죄도시2'는 무려 1269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는 역대 한국 영화 흥행 9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신과함께-인과 연'도 넘어섰다. 8위 '암살'과는 1만3625명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런 엄청난 흥행 성적에 힘입어 '범죄도시'는 시즌3와 시즌4 제작을 동시에 확정지었다. 빌런 주성철(이준혁)을 내세운 '범죄도시3'는 이미 촬영이 끝난 상황이고, 백창기(김무열)가 활약할 예정인 '범죄도시4'는 촬영에 한창이다. 이 밖에 마동석은 오컬트 판타지 액션 장르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개봉도 앞두고 있다.

'마동석'이라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영화 팬들은 무한한 기대감과 설렘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다만 이런 마동석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극장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0일 개봉한 '압꾸정'은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실력 톱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를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같은 코미디 장르 '시동'에서 유쾌하고 러블리한 매력을 보여준 마동석을 중심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정경호와 'SKY 캐슬' 오나라가 호흡을 맞춘다고 해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임진순 감독 역시 마동석과 앞서 '동네사람들'로 함께 작업한 바 있기에 두 사람이 이번엔 어떤 코미디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압꾸정'은 6일 단 2만437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다. 1주일간 기록한 누적 관객수는 41만3334명에 불과하다. 같은 날 경쟁작 '올빼미'는 이보다 3배 많은 6만8722명을 극장가로 불러들였는데, '올빼미'가 '압꾸정'보다 1주일 먼저 개봉한 것을 고려해 본다면 굴욕적인 흥행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극장가 성적은 개봉 첫 2주 안에 결정된다. 별다른 입소문을 타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기 때문. 실제로 '압꾸정'의 관객수는 개봉 첫날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더욱이 평점을 보면 뒤늦은 입소문을 타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억지 유머가 남발한다" "코미디 영화인데 재미가 없다"는 굴욕적인 평가와 함께 6.5점(네이버 기준)의 저조한 평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에서는 5.1점까지 추락했다.

심지어 3주차와 4주차엔 각각 12월 개봉작 중 가장 대작인 '아바타: 물의 길'과 '영웅'까지 개봉할 예정이다. 이 분위기라면 손익분기점 190만은 커녕, 100만 돌파도 힘들어 보인다. 마동석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한 건 2018년 '원더풀 고스트'와 '동네사람들' 이후 처음. '압꾸정'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동석이 뒤늦게 무대인사 일정에 합류했지만 반등을 이끌어 내기엔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압꾸정' '시동' '범죄도시2' '백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