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천우희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앵커‘가 베일을 벗었다.

1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제작 인사이트필름) 언론시사회에서는 정지연 감독과 출연 배우 천우희 신하균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녀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자신의 죽음을 제보하는 의문의 전화라는 신선한 스토리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앵커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경쟁을 견뎌왔던 앵커의 불안한 심리와 의문의 제보 전화 이후 폭주하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이날 정지연 감독은 ‘앵커’의 연출 의도에 대해 “일단 대외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이면을 파헤쳐 보면 어떤 다양한 감정들이 존재하겠다 싶었다. 성공하기까지의 불안과 공포, 트라우마 안에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세라와 그의 모친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와 딸 사이의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풀어냈다. 정지연 감독은 이에 대해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제가 일단 딸이고, 엄마가 있어서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도 있지만, 엄마와 딸은 그 만큼 다양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연 감독은 “제가 여자이자 딸이기 때문에 세라 만큼은 아니지만 엄마에게 갖가지 감정들을 가졌던 시기들을 떠올리면서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세상에 강박적이고 집착적인 관계들이 존재하지 않나. 특별히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보여지기 보다는 보편적인 감수성을 끌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찍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지연 감독은 “제가 굉장히 많은 서적을 참고 했던 것 같다. 저는 이 이야기를 구성하면서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양가적인 감정에 많이 공감하고 포커스를 맞췄다. 범죄를 보는 시각, 엄마가 아이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을 동반자살로 보는 시각과 살해 후 자살로 보는 시각 등 다양한 시각을 담으려 했다”고 전했다.

영화 ’곡성‘ ’한공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배우 천우희가 YBC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를 연기했다. 천우희는 빈틈없는 열연으로 완벽주의자지만 내면에 불안감을 안고 사는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들이 스크린에 자연스럽게 녹아냈다. 여기에 작품마다 대체 불가의 존재감과 괴물 같은 연기력을 선보여온 배우 신하균이 세라에게 직접 전화를 건 제보자의 정신과 주치의 인호를, 40년 연기 경력의 베테랑 배우 이혜영이 딸 세라의 뉴스 메인 앵커 자리에 집착하는 엄마 소정을 연기해 작품에 신뢰를 더했다.

정지연 감독은 배우 캐스팅에 대해 “천운이다.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한 일이다. 천우희 배우 같은 경우는 매컷마다 몰두해서 스스로의 연기를 관찰하고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에너지를 쏟더라. 신하균 배우는 선과 악을 모두 지닌 배우라고 생각한다. 인호라는 캐릭터를 통해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어떻게 다른 결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저를 많이 믿어주셨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세라의 감정선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앵커로서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적인 불안감이나 트라우마, 애정욕구에 조금 더 주안점을 뒀다. 장르적으로도 표현이 필요했기 때문에 선이 필요했다. 사실 감정적으로는 진폭이 크다 보니까 연기적으로 힘들었지만, 작품을 해오면서 심리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온오프가 잘 되는 편이라서. 촬영을 안 할 때는 연기 했던 것들을 복기 하는 편이다. 심리적인 데미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최면 치료에 참관하고, 전문의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에 대한 결을 잡아나갔다고 했다. 신하균은 “감독님 소개로 최면치료 전문의를 만난 적이 있다. 목적이나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분하게 질문을 하시고 본인이 감춰뒀던 아픈 기억들을 스스로 이야기하면서 치유하는 과정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앵커’는 20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