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의 폭행 사태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의견도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윌 스미스가 진행자 크리스 록의 뺨을 치고 욕설을 내뱉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세계 방송사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고, 시상식 시청자는 약 1536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의 폭행이 담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7600만 뷰에 달한다.

사건이 발생한 이유는 이러하다. 크리스 록은 수상 후보 명단을 읊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을 바라보며 '지 아이 제인'이라 말했다. 탈모증으로 삭발한 그의 머리 스타일을 두고 농담한 것으로, '지 아이 제인'은 데미 무어가 삭발하고 출연한 영화로 유명하다.

옆에 있던 윌 스미스는 이를 보고 웃어넘기는 듯싶었으나, 아내가 정색한 표정을 짓자 곧장 무대 위로 올라가 진행자의 뺨을 내리쳤다. 그럼에도 분이 식지 않았는 듯 윌 스미스는 자리로 돌아가 "그 X 같은 입으로 내 아내를 언급하지 말아라"라고 소리쳤다.

이후 자신도 큰 실수를 범한 것을 인지했는지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을 통해 그는 "이 업계에선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래도 당신은 웃고 괜찮은 척해야 한다. 무대에 올라오기 전 덴젤 워싱턴은 '내가 정말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할 때를 조심해야 한다. 그때가 악마의 유혹을 받을 때다'라고 했다. 아카데미 측과 오늘 여기 모인 모든 동료와 후보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시상식이 끝났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윌 스미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크리스 록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날 향한 농담은 괜찮았지만 아내의 질환을 두고 농담한 것은 개인적으로 심하다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제작자와 모든 참석자, 전세계에서 지켜보던 시청자께도 사과한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윌 스미스, 제이다 핀켓 스미스

이렇듯 윌 스미스가 두 차례에 걸쳐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아카데미 측은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심지어 수상을 취소하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의견도 각양각색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짐 캐리는 미국 CBS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윌 스미스의 행동은 이기적이었다. 그를 싫어하진 않지만 이번 언행은 부적절했다. 화가 났을 때 SNS에 속마음을 털어놓는 건 괜찮다. 하지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단 이유로 무대에 올라가 상대방의 얼굴을 때릴 권리는 없다. 만약 내가 크리스 록이었다면 2억 달러(한화 약 2400억 원)의 소송을 걸었을 거다. 윌 스미스 역시 경찰에 체포됐어야 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미아 패로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추악한 순간"이라고 꼬집었으며, 영화감독 주드 애파토는 "절제력을 상실하고 폭력을 저지른 것뿐이다. 크리스 록을 죽일 수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티파니 해디쉬는 피플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아내를 지키려는 모습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행동이었다"며 윌 스미스를 옹호했고, 샤론 스톤은 "크리스 록도 윌 스미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소신 발언했다.

현지 누리꾼들의 의견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LA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약 61%가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에게 한 행동은 옳지 않다'고 투표했으며, 21%는 '옳은 일', 나머지 1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윌 스미스의 수상 취소 여부와 관련해선 70%가 '취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폭행 피해자 크리스 록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필립 모리스' '더 뮬: 죽음의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