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시장 공략에 나선 디즈니+가 화제성을 저하시키는 홍보 운영 방식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디즈니 산하 브랜드들의 막대한 콘텐츠들을 등에 업은 OTT 플랫폼 디즈니+가 지난해 11월 한국 시장 진출했다. 넷플릭스 독주 체제를 막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디즈니+지만 한국 론칭 4개월이 지난 현 양상은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

야심 차게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초반부터 자막, 애플리케이션 재생 문제 등 구독자들의 불편이 속출하면서 부정적 여론에 휩싸였다. 또한 디즈니 콘텐츠 외에는 구독자의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디즈니+는 넷플릭스는커녕 토종 OTT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부진에 시달리던 디즈니+는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극본 이하나·연출 김병수)로 설욕에 나섰다. 그러나 예상보다 '너와 나의 경찰 수업'의 흥행 성적이 저조하면서 디즈니+의 시름이 깊어졌다.

이에 디즈니+는 첫 UHD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그리드'(극본 이수연·연출 리건) 공개 일정을 확정했다. 아직 '너와 나의 경찰 수업'의 전편 공개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과 맞물린 '그리드' 공개일을 두고 의문을 샀다. OTT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의 작품 간 공개일에 일정 간격을 두는 것이 관행이다. 앞서 공개된 콘텐츠의 홍보 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 그다음 작품의 홍보 일정이 시작되는 형식이다. 이는 구독자들의 관심이 여러 작품에 분산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넷플릭스는 현재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들을 1~2달 간격을 두고 공개하고 있고, 홍보 일정도 여기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건 공개 요일이다. 디즈니+는 현재 '너와 나의 경찰수업'과 '그리드' 두 작품 모두 수요일에 공개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한 작품에 집중시키기도 힘든 상황에서 두 작품을 같은 요일에 공개한다는 것은 다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부러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인가 싶을 정도다. 이 같은 방식은 '너와 나의 경찰수업'과 '그리드', 어느 쪽에도 이익일 수 없는 악수일 뿐이다.

디즈니+의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디즈니+는 '그리드' 홍보 프로모션에서 공개일만 명시하고 시간은 함구했다.'그리드' 공개일 당일인 16일 오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 시간을 비밀에 부치고 "오후에 공개될 예정"이라는 멘트만 반복했다. 이로 인해 '그리드' 공개 만을 기다려 온 시청자들의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뒤늦게야 공식 SNS에 공개 시간을 게시했지만, 홍보 효과는 미미했다.

아직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디즈니+의 방식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콘텐츠 공룡'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홍보 운영 방식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구독자 수 증가는커녕 있는 구독자마저 떠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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