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유희열 대표만큼이나 안테나를 사랑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숨겨놓은 매력을 드러내고 싶었던 이가 존재한다. 운명처럼 만나 이젠 그들의 케미에 푹 빠지게 됐다는 김동일 PD다.

지난달 20일 24부를 끝으로 종영한 카카오TV 오리지널 '더듬이TV: 우당탕탕 안테나'(이하 '우당탕탕 안테나')는 안테나 아티스트들의 반전 매력 도전기로, 김동일 PD가 카카오TV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인 예능프로그램이다.

김 PD와 안테나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음악 예능과 무대를 연출한 경험이 많다 보니 안테나와 카카오TV가 처음으로 협업한 프로젝트에 메인 PD로 발탁됐고, 짧은 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완성하라는 미션을 받게 된 것. 여름에 준비를 시작해 초가을에 촬영이 시작됐을 정도로 준비 기간이 짧았단다.

김 PD는 "카카오 산하에 여러 소속사가 있지만 선택지가 많았던 건 아니었다. 다만 안테나라는 회사가 갖고 있는 음악적인 코드와 아티스트들이 대중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생각됐다. 나만 잘하면 이 친구들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친구들이 대중에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결과적으론 안테나와 함께 한 게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당탕탕 안테나'는 공개 한 달 만에 누적 1000만 뷰를 돌파하더니 종영 시점엔 3000만 뷰를 기록하며 초대박을 쳤다. 성공 비결에 대해 그는 "착한 사람들이 경연을 펼친다는 게 매력적으로 보인 것 같다. 또 윤상과 이상순, 적재와 이진아 등 지금까지 드러나진 않았지만 케미가 좋은 조합들이 노출되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심지어 마지막엔 유재석 형님까지 출연하시지 않았냐. 큰 홍보 효과를 가져와주셨을 거라 본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우당탕탕 안테나'의 성공엔 유희열 대표의 지분도 있었다. 마치 제2의 PD처럼 김 PD의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김 PD는 "촬영을 할 때마다 유희열 대표님이 얼마나 안테나를 사랑하시는지 느껴졌다. 아티스트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너무 잘 알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코드가 나올 거라는 걸 이미 알고 계셨다. 그런 걸 저와 공유해 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셨다. 작가님까지 셋이 모여 가장 많은 회의를 했던 것 같다. 또 대부분의 에피소드에서 MC 역할도 하시지 않았냐. 그런 부분들 덕분에 너무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제2의 PD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PD 유희열이 직접 낸 아이디어도 있단다. 자신이 출연한 '밤을 걷는 밤'을 패러디 한 '밤을 타는 밤' 에피소드를 직접 기획한 것. "유희열 대표님께서 다 맡으셨다"는 김 PD는 "자기가 다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또 유재석 형님이 출연한 '슈퍼새가수 뭐하니 가요제'의 전반적인 기획도 담당하셨다. '로고송 때 재밌었으니 이젠 재석이가 들어온 큰 버전으로 만들어보자'고 하셔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 PD가 함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아티스트는 누구였을까. 김 PD는 "이진아 씨와 적재 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단 진아 씨는 음악에 진심이면서도 독특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 엉뚱한 매력들이 순수해 보여서 더 좋았다. 이 와중에 적재 씨는 차분한 매력으로 이진아 씨를 품어주더라. 이 밖에도 모든 안테나 아티스트 분들이 웃기는 데 있어 '진심'이셨다. 음악적 코드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활약해 주셔서 감사하면서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며 웃었다.


시선을 끈 안테나 아티스트라고 한다면 단연 유재석을 빼놓곤 말할 수 없다. 유재석은 '슈퍼새가수 뭐하니 가요제'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김 PD는 유재석의 전속 계약 소식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단다.

김 PD는 "처음 '우당탕탕 안테나' 기획안을 갖고 회의를 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1회 에피소드 촬영 바로 전 주 즈음에 기사로 접했다. 그 말을 듣고 혹시나 함께 촬영할 순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을 보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함께했다. 다행히 유희열 대표님이 '함께'라는 걸 계속 강조해 주셔서 마지막에라도 함께할 수 있었다. 다만 미주 씨의 경우 너무 늦게 합류 소식을 듣게 됐고, 아쉽게 촬영을 함께하진 못했다"고 들려줬다.

김 PD는 유재석과 안테나 아티스트들과의 케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워낙 이미 서로 친하신 사이였다. 오자마자 대기실을 돌아다니시며 인사를 하실 정도였다. 케미가 좋았다. 현장에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저희나 유희열 대표님을 유쾌하게 공격하실 때도 있었다. 덕분에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희열 대표와 유재석, 그리고 지금껏 매력을 숨기고 있던 아티스트들의 활약으로 성공적인 예능 데뷔에 성공한 김 PD다. '우당탕탕 안테나'를 향한 애정이 클 수밖에 없을 터. 시즌2에 대한 기대는 없을까.

김 PD는 "아직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조심스레 답하면서도 "다만 유재석 님에 이어 미주 씨까지 들어와서 더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능하면 시즌2도 해보고 싶다. 코로나로 시즌1에서 하지 못한 것도 많은데 시즌2에 접어든다면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예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당탕탕 안테나'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냐는 물음엔 "음악적인 매력도 있지만 이런 개구진 모습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도 있다는 게 잘 어필됐으면 좋겠다. 또 저한테는 그냥 카카오로 이적해 잘 만든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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