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일의 밤' 이성민의 새로운 도전 [인터뷰]
2021. 07.31(토) 10:00
제8일의 밤, 이성민
제8일의 밤, 이성민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산전수전 다 겪었을 36년 차 배우 이성민. 하지만 여전히 경험하지 못 해본 게 많다고. 넷플릭스 공개부터 오컬트 장르와 그린 스크린 액션까지, 이 모든 게 새로운 도전이었다는 그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리는 영화다.

"넷플릭스로 영화가 공개되니 굉장히 어색하다. 기존 영화와 달리 주변 분들에게 '반응은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힘들어서 낯설다"는 공개 소감을 전한 이성민은 "전 세계 몇 개국에서 이 영화를 본다고 하니 인터뷰를 함에 있어서 더 조심스럽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적으로 매우 높다"면서 "'제8일의 밤'은 종교적인 이야기보단 철학적인 이야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귀신을 퇴마하는 영화라기보단 어떤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같다. 그런 지점에서 이 영화를 깊이 있는 드라마로 봐주면 더 즐겁게 보지 않을까 싶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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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이성민은 깨어나서는 안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켜야만 하는 진수 역을 연기한다. 진수는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물. 저승으로 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들을 안내해 주는 일을 하던 전직 승려다. 어두운 과거 때문일까. 영화 속 진수는 말이 많지 않다. 때문에 이성민은 표정과 행동만으로 진수의 감정을 연기해내야 했다.

이성민은 "사실 말이 없는 설정 자체는 좋았고 편했다. 눈빛만으로 연기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전혀 안 했다. 다만 청석(남다름)과 함께 있을 때, 청석이 계속 대사를 쳐야 하는 부분에 있어선 아무래도 부담이 좀 됐다. 다름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많이 필요로 했다. 그럼에도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고, 남다름 군의 활약으로 재밌게 나올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남다름에게 돌렸다.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치 엑소시즘을 하듯 도끼를 손에 쥐고 산스크리트어로 계속 주문을 외우는 진수의 모습은 '제8일의 밤'의 하이라이트다. 익숙지 않은 언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었을 터. 이성민은 "일단 산스크리트어는 복잡한 주문은 아니었지만 반복하는 게 입에 안 붙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보다 어려웠던 건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해 연기하는 것이었다. 감독님과 미술감독이 어떤 이미지를 대상으로 할 건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상대 배우의 리액션이 없으니 낯설더라. 보이지 않는 존재로부터 공격을 받는 신 역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마주쳐야 하는 상황인 만큼 더 집중해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제8일의 밤'은 이성민이 도전한 첫 오컬트 영화이기도 하다. 이성민은 "사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오컬트나 호러 영화도 잘 못 본다. 그래서 많이 보지도 않았다"고 솔직하게 오컬트 영화에 그간 도전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뒤, "다만 처음 접해보는 장르였기에 좀 궁금했다. 어떻게 영화가 묘사되고 표현될까 궁금했다"며 캐스팅 제안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성민은 "영화를 하고 나서 장르적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배우로서 묘한 쾌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간 했던 리얼하고 현실적인 연기와는 달리 판타지하고 판타스틱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매력을 느꼈다. 리얼한 영화를 할 때와는 조금 다른 쾌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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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8일의 밤'은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된 영화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OTT 행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다. 특히 이성민은 영화 '기적' 역시 개봉 직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사실 '기적'은 제작보고회까지 하고 개봉도 무리 없이 할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니 어이가 없었다.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 기약 없이 그렇게 밀린 게 안타깝다"라며 "'제8일의 밤' 역시 OTT를 통해 공개됐는데, 처음 겪는 일이라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누구보다 안타까운 건 아무래도 감독님이실 것 같다. 첫 연출작인데 극장이 아닌 OTT 공개를 하게 됐다. 많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성민이 준비하고 있던 작품은 이 두 개뿐만이 아니었다. 이성민은 "제작이 거의 다 된 영화가 아직도 몇 편 남아있다. 다만 그 영화들이 언제 개봉할 수 있게 될진 모르겠다"면서 "그래서 영화 촬영도 잠시 미루고 쉬고 있다. 저희 말로는 영화를 찍는 걸 '농사를 짓는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지금은 창고에 쌓여있는 농산물만 많은 느낌이다. 아무도 안 사고 있으니 계속 농사를 짓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작업할 때의 적당한 긴장감이 좋다"는 이성민은 "작업할 땐 오히려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밥도 딱 맞춰 먹으니 쉴 때보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쉬고 있으니 몸도 아프고 건강도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아무쪼록 밀려있는 영화들이 빨리 개봉해서 관객들과 만나길 바란다. 그래야 관객분들도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있고, 나 역시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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