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LA에 위치한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진행됐다.

올해 시상식은 1980년대 미주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배급 판씨네마)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기대감을 자아냈다.

특히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30여개의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휩쓴 윤여정의 수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윤여정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함께 노미네이트됐다.

브래드 피트가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가운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 아시아 배우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의 수상이다.

윤여정은 수상소감 전 시상자이자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 B의 대표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만나 영광이다"면서 "저희가 영화를 찍는 동안 어디 계셨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다. 제 이름은 윤여정인데, 유럽분들이 제 이름을 '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시는데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면서 "보통 제가 사실 아시아권에서 살면서 서양 TV 프로그램을 많이 봤는데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아카데미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드린다.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미나리' 가족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수조차 없었을 거다.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윤여정은 함께 여우조연상에 오른 배우들을 언급하며 "제가 사실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봤다. 우리 다 다른 역할을 다른 영화에서 해냈다. 저는 오늘 이자리에서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서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은 "저희 두 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두 아들이 엄마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을 한다. 엄마보고 일하러 가라던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이런 상을 받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자신의 영화 데뷔작 '화녀'를 연출한 故 김기영 감독도 언급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의 첫 감독님이셨다. 여전히 살아계셨다면 저의 수상을 기뻐하셨을 거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