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이옥섭 감독의 '메기'(MAGGIE)가 믿음에 관한 발칙한 상상으로 관객 몰이에 나선다.

'메기'(감독 이옥섭·제작 2X9HD) 개봉 기념 언론시사회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점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옥섭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주영, 문소리, 배우 겸 감독 구교환 PD 등이 참석했다.

'메기'는 어느날 갑자기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민망한 19금 엑스레이 사진이 발견되고, 도심 한복판에 갑자기 싱크홀이 등장하는 등 예측불가한 상황 속, 인간의 믿음을 발칙한 상상으로 그려낸 펑키 코미디다. 영화에서 이주영은 소문의 주인공이 자신인 줄 아는 윤영 역을, 문소리는 병원의 부원장 이경진 역을 맡는다. 구교환은 윤영의 연인 성원 역을 연기한다.

단편 영화 '라즈 온 에어(2012)'로 제9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제18회 서울인권영화제, 제7회 여성인권 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독립영화계에 핫 루키로 떠오른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에 기획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도한 이미 국내 개봉 전 해외 언론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 제44회 서울 국제독립영화제 관객상,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옥섭 감독은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로 "2003년,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원한 영화를 보며 자라왔다. 훌륭한 작품이 그동안 너무나도 많아 나도 인권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 경쾌한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받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고요한 밤 병원에서 어항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여자 간호사 윤영의 모습을 구상하는 것으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이 감독은 '메기'의 영제가 'Catfish'가 아닌 'Maggie'로 정해진 것에 대해 "그저 생선으로만 보이지 않길 바랐다"고 했다. 그는 "그 이상의 존재로 보여지기 원했다"며 "어떠한 캐릭터, 인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메기'에는 독립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한 초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끌었다. "문소리의 오랜 팬이었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내가 스무 살 때 연극 '슬픈연극' '거기' 를 맨 앞줄에서 볼 정도로 문소리의 광팬이었는데, 영화도 모두 챙겨 봤다. 몇 번씩 돌려본 영화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최근 문소리가 연극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또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계속해 양파 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경이롭다 생각될 정도다"며 남다른 팬심을 뽐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문소리는 어떤 역할을 해도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이경진 부원장의 역할은 문소리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소리도 "나도 이옥섭 감독의 오랜 팬이었다"며 화답했다. 그는 "이전부터 이 감독의 작품들을 좋아했다"며 언젠가 함께 작업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소리는 "영화에 출연하는 출연진 및 제작진이 영화를 열심히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기분 좋은 에너지가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윤영 역을 맡은 이주영은 "이옥섭 감독의 작품을 쭉 봐왔는데, 장편을 찍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그려나갈지 궁금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주신다고 했을 때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졌다"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반면 이옥섭 감독의 첫 입봉작을 내가 맡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프로듀서도 겸한 구교환과 함께 이 감독을 만나게 됐는데,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작품을 이런 감독과 함께 한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의 전반부부터 후반부까지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에게 영향을 받는 역할"이라며 자신이 맡은 배역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까닭에 만나는 인물마다 각자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 다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이옥섭 감독님과 많은 의논을 나눴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윤영에게 계속해 질문을 던지는 성원 역을 연기한다. 매 장면마다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는 촬영 소감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배우로서 항상 낯선 건 재밌게 느껴지는데, '메기'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쾌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관전 포인트

'메기'는 독립 영화답게 파격적인 연출과 솔직한 사회 풍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문소리는 "수많은 도전적인 연출이 있었지만, 이옥섭 감독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분명해 보이기 떄문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세계에 대해 계속해 의심하면서 확신을 갖지 않았지만,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동시에 배우들을 끌고 가는 모습이 신뢰가 갔다. 여러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 속에서도 안정적이어서, 오히려 내가 현장에서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이옥섭 감독의 수많은 도전 속 가장 눈길을 끈 건 "인물들과 동물들"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영화 속에는 우리 세 사람 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특히 내레이션의 경우 배우 천우희가 맡았다. 너무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문소리는 "메기, 고릴라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는 데 이런 점이 색다른 관점 포인트"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구교환은 "이옥섭 감독도 깜짝 출연한다. 두 컷 정도 롱테이크로 등장하는데, 주의 깊게 봐주시면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이주영은 '메기'의 관전 포인트는 "영상미와 음악"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스크린에서만 5번 봤다. 물론 볼 때마다 눈길이 가는 곳이 달랐지만, 이 두 가지가 특히나 매력 포인트로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메기'를 비롯해 '벌새'같은 영화가 감독을 꿈꾸는 많은 여성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노력한 것처럼, 많은 여성 감독들의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쌓여 지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이 기류가 태풍이 돼, 많은 여성 감독들이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메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