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유진모 편집국장] 조용필이 내달 28일과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소아암 어린이 돕기 콘서트 ‘러브 인 러브(LOVE IN LOVE)’를 갖는다.


조용필이란 이름 석자가 한국 가요사에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요즘 가수들은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 능력에서 선배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가창의 테크닉은 많이 발전했지만 깊이나 울림에서 우러나는 감동은 줄어들었다.


춤솜씨는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처럼 음악적 실력이나 센스가 동반되는 ‘춤꾼’은 드물다.


가장 큰 핸디캡은 짧은 생명력. 그것은 바로 음악성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조용필은 천부적인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노력파다. 그래서 그의 존재감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그가 처음부터 노래를 잘 불렀던 것은 아니다. 국악인들이 피를 토하는 훈련을 통해 득음했듯 그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전천후 가창력을 갖추게 된 것.


그는 음악인의 꿈을 안고 고교 졸업후 바로 가출해 미8군 무대로 흘러들어간다. 그 시절엔 미8군 무대건 밤무대건 방송이건 무조건 라이브였다.


여러 가지 기자재가 미흡했기에 라이브밖에 안됐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음악실력의 발전을 가져왔다. 음향장비 등 각종 장비가 아날로그였기에 실력이 그대로 드러났기에 실력이 없으면 자연도태되기 마련이었다.


그의 음악은 블루스 록 그리고 국악이 기본뿌리였다.


그는 원래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기타리스트. 미8군 무대를 거쳐 드디어 서울 밤무대로 진출한 그는 소속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활발히 활동하던 어느날 기회를 잡게 된다. 어느날 보컬리스트가 몸이 안좋아 결근하는 바람에 그날 보컬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것.


그는 블루스의 명곡 앨 그린의 ‘Lead me on’을 부르며 기타까지 직접 연주했다. 업소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국의 대표가수 조용필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당시 밤무대의 밴드는 특정 보컬리스트가 있으면서도 나머지 멤버들도 돌아가며 가창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멤버의 노래중 대중적으로 히트하는 곡이 있으면 그 당사자가 리드보컬리스트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윤수일 최헌 조경수(조승우의 아버지) 등이 모두 그런 시스템으로 탄생한 스타다.


그후 곧바로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제도권에서 최고 스타로 우뚝 선다.


그러나 정권의 시샘을 사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바로 목소리를 박탈당한다.


그가 그때 주저했다면 한국 가요사는 10년은 후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언젠가 해금될 날을 기다리며 꾸준히 곡을 썼다.


드디어 정부의 활동정지 조치가 풀린 1979년 정규 1집 ‘창밖의 여자’를 발표한 조용필은 가요계 전체를 흔들어놓는다. 수록곡 전곡이 히트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본격적인 조용필의 시대를 연다.


그가 한국 가요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로 인정받는 이유는 여섯가지다.


첫 번째 그는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등 가창외에도 모든 음악적 재능을 지녔다.


두 번째 그는 블루스 록 국악 트로트 등 전 장르를 모두 아울렀다.


세 번째 그는 가장 장수한, 가장 오랫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현역에서 활동한 가수다.


네 번째 그는 가장 많은, 그리고 가장 규모가 큰 콘서트를 꾸준히 열어왔다.


다섯 번째 이렇게 음악적으로 완벽에 가까우면서도 대중적 인기도 단연 최고였다.


여섯 번째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실험적인 음악을 끊임 없이 추구했다.


이번 공연은 제작비 20만명에 10만명 관객수용의 대규모를 자랑한다.


그에 필적할만한 후배가수는 임재범과 이승철 등 다섯손가락으로도 꼽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그에게도 부족한 점은 있다. 후배양성에 실패했다는 게 유일한 핸디캡. 천재는 이기적인가?


[티브이데일리 유진모 편집국장 desk@tvdaily.co.kr / 사진 Y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