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깊게 뱉어내는 숨소리에도 서사가 담겼다. ’러브 미‘ 유재명이 새로운 캐릭터를 넘어 한 남자의 새로운 인생을 펼쳐냈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요시리즈 ‘러브 미’(극본 박은영·연출 조영민)는 내 인생만 애틋했던, 조금은 이기적이라 어쩌면 더 평범한 가족이 각자의 사랑을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유재명은 준경(서현진), 준서(이시우)의 아버지이자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아내를 간병하며 살아가는 남편 서진호 역을 맡았다.

진호는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아내 미란(장혜진)을 위해 동사무소 동장도 퇴직하고 삶의 중심을 온전히 가족에게 내어준 남편이자 아빠였다. 화내는 법 없이 늘 웃는 얼굴로 살아가지만, 그 웃음은 행복함과 즐거움보다 지금을 이겨내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에 가까웠고, 괜찮다는 표정 뒤에는 그가 감당해온 시간의 무게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진심으로 가족과의 행복을 꿈꿨던 진호의 사랑과 애틋함이 유재명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다.

진호는 미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퇴직 후 집에 들어오는 진호의 모습은 또 다른 출근길에 임하는 듯했다. 사회생활을 하듯 애써 기분을 끌어올려 밝은 목소리로 아내에게 밖에서 있던 일의 수다를 털어내고 아내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작은 행동에 상처받지 않도록, 생활에 불편함이 덜 하도록 모든 신경을 아내에게 맞췄다. 진호의 감정은 그의 뒷모습에 담겼다. 아내가 진호를 바라보지 않을 때면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듯한 얼굴에 그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무겁게 전해졌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결혼기념일 깜짝 선물을 준비한 진호는 갑작스레 아내를 잃었다. 슬퍼할 틈 없이 장례까지 치른 후, 딸과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에서 내려 숲으로 가 소리 내 우는 진호의 모습은 슬픔을 넘어선 절규에 가까웠다. 숨을 토해내듯 일그러진 얼굴에서 쏟아지는 그의 눈물에 보는 이들도 함께 울었다. 진호의 슬픔이 유재명을 통해 먹먹하고도 깊게 전해지며 시청자를 그의 삶으로 끌어들였다.

유재명은 한 여자의 남편이자, 아버지의 얼굴로 다른 이의 인생을 생생한 드라마로 펼쳐냈다. 아내를 기쁘게 해줄 생각에 설레는 순간,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행복이 스며든 얼굴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온기가 전해졌고, 아내의 죽음 이후에는 쓸쓸함과 공허함, 세상을 잃은 듯한 텅 빈 표정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실을 담아냈다. 딸 준경의 후회와 죄책감을 다독이며 위로를 건네고, 철없는 아들 준서를 향해 손을 올린 뒤 스스로 놀라 방 안으로 몸을 숨기는 장면에서는 사랑과 자책이 뒤엉킨 부모의 마음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유재명은 가장으로서 짊어져 온 삶의 무게와 가족을 향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스며들어있는 애틋한 진심을 깊은 울림으로 전하며 유재명이 아닌 서진호의 삶에 녹아들었다. 유재명이 선사하는 새로운 인생 드라마 ‘러브 미’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연속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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