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이순재가 별세한 가운데, 생전 마지막 공식 석상에서 남긴 말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지난해 10월 건강 이상으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부득이하게 하차했고, 이어 드라마 ‘개소리’ 촬영 중에도 컨디션 저하로 일정이 조정됐던 사실이 알려지며 건강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 공식석상은 지난 1월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이었다. 12월 31일 녹화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이순재는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그는 후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고,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라며 특유의 담백한 유머로 소감을 시작했다.

극 중 파트너였던 개 소피를 언급하며 “이번에 소피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뻔했다. 내가 짖을뻔했다”고 웃음을 자아냈지만, 곧 평생의 연기 철학을 담은 소신도 전했다. 그는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 60 넘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13년째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온 일을 언급하며 “지도에 소홀했음에도 응원해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고,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며 짧지만 진심 어린 인사를 남겼다.

당시엔 단순한 감사의 말로 들렸지만,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금 돌아보면 생전 대중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마지막 무대가 생의 마지막 인사로 남게 된 가운데, 연예계와 대중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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