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전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이천수가 수억 원대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천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서귀포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장을 검토한 뒤 해당 사건을 제주청으로 이관했다.

고소인 A씨는 이천수의 오랜 지인으로, 2018년 11월 이천수가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천수가 유튜브 채널 운영과 축구교실 사업으로 수익이 생기면 2023년 말까지 모두 갚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히며, 2021년 4월까지 9차례에 걸쳐 총 1억 3200만 원을 이천수 배우자의 계좌로 송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약속된 기한까지 변제가 이뤄지지 않아 고소에 나섰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또한 A씨는 이천수가 2021년 4월 "외환선물거래 사이트에 투자하면 매달 수익금을 지급하고, 원금도 원하면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이천수의 지인으로 알려진 B씨에게 5억 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1억 6000만 원만 돌려받았고, 나머지 금액은 반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B씨로부터 '대여금 반환을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자필 자백서를 확보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천수

이에 대해 이천수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천수 측은 CBS노컷뉴스를 통해 "상대방이 돈을 준 것은 맞지만, 그 당시 A씨가 돈을 많이 벌 때여서 그냥 쓰라고 준 돈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기 혐의가 성립하려면 기망의 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사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외환선물거래 투자 권유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소개를 하거나 투자하라고 권유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A씨에게 돈을 돌려줄 의사는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 고소인 진술과 계좌 이체 내역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금전 거래의 성격과 투자 권유 여부를 중심으로 이천수의 기망 의도 존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천수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과 방송인 등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구독자 78만 명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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